한학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 적용…정당법 위반 혐의 제외
'양평 공흥 개발' 의혹 조사받다 사망한 공무원, 피의자 신분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2025.9.1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서울=뉴스1) 남해인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0일 통일교 의혹의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하면서 '정교 유착' 의혹을 법원의 심판대에 올렸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오늘 오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한 총재를 구속기소 하고 한 총재의 (당시) 비서실장인 정원주 씨(천무원 부원장·불구속)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구속기소)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이날 두 사람이 저지른 범죄 혐의의 공범으로 추가 기소됐다.
특검에 따르면 한 총재와 정 부원장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현금 교부하고 같은 해 3~4월쯤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한 총재와 정 부원장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7월 두 차례 걸쳐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 여사에게 6000만 원대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고가의 금품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다만, 윤 전 본부장이 같은 해 4월 한 차례 802만 원 상당의 샤넬 백 1개와 천수삼 농축차 1개를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기소)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범죄사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 9일 전이라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게 특검팀의 설명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2022년 4월에는 윤 전 대통령이 공무원이 아니고 김건희 씨가 공무원의 처가 아니기 때문에 (샤넬 가방을) 준 사람도 죄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사람에게는 불법 정치자금과 고가의 금품 구매를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돼 업무상 횡령 외에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도 추가됐다.
특검팀은 이들이 통일교 자금으로 △2022년 3~4월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후원금 지급을 위해 2억 1000만 원 △같은 해 4~7월 김 여사에게 세 차례 걸쳐 제공한 금품 구매 대금 약 8200만 원을 임의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2억 1000만 원 중 1억 4400만 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한 △2021~2014년 통일교 산하 기관들의 자금 1억 1000만 원 상당을 사적 용도로 임의 사용했다고 봤고 △2022년 5~7월 아시아 A 국가 국회의원의 선거자금 10만 달러(한화 1억 4000여만 원)와 아프리카 B 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의 선거자금 50만 달러(한화 7억 1000여만 원)를 교부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 아내 이 모 씨도 이날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특경법상 횡령 혐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윤 전 본부장이 직에 오르면서 통일교 재정국장으로 승진해 회계를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씨가 2022년 7월 윤 전 본부장이 전 씨에게 건넨 6220만 원 상당의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앞서 전액 상품권으로 구매하고 내부에는 '선교 물품'으로 보고했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이 씨와 정 부원장은 지정된 통일교 천승기금 등을 회계처리하지 않고 한 총재에게 상납한 혐의(업무상 횡령 및 특경법상 횡령)도 받는다.
특검팀은 네 사람이 공모해 횡령을 저질러 통일교가 약 19억 원대 피해를 입었다고 추산했다.
이밖에도 한 총재와 정 부원장은 2022년 10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윤 전 본부장은 1차 기소 단계에서 이 사건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특검팀은 이번 기소에서 한 총재 등에 대해 통일교 신도 국민의힘 집단 가입 의혹 사건과 관련한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에 대한 정당법 위반 혐의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사건 및 공범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교 측은 이날 특검의 한 총재 구속기소에 대해 "유감" 입장을 표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협회)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한 총재는 정치적 이익이나 금전적 목적과는 무관하게 신앙적 사명을 수행해 왔다"며 "이번 사건을 지시하거나 수행하는 등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재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소명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8월 22일 경기 양평군청에서 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 사건 등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2025.8.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한편 김 여사를 둘러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주 특검팀 조사를 받은 뒤 이날 사망한 사실이 알려진 양평군청 공무원은 피의자 신분이었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확인한 바로는 피의자 신분이고, 지난 2일 한 차례 조사를 받았다"며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추가 소환 일정은 없었고 1회 조사로 완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중기 특검팀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청 소속 50대 사무관급(5급) 공무원 A 씨는 이날 양평군 양평읍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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