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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행정시스템 2주 만에 647개→709개… '드러난 시스템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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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춘 행정시스템 2주 만에 647개→709개… '드러난 시스템 관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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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OPS 복구로 전체 목록 확인 "이젠 안 바뀐다"
30.2% 복구… 1등급 38→40개 복구 대상 변동
96개 전소 시스템 더 늘 수도…'추가 손실 우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를 방문해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된 행정정보시스템 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센터를 방문해 화재로 서비스가 중단된 행정정보시스템 복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행안부 제공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멈춘 정부 행정시스템이 기존 647개에서 709개로 정정됐다. 사고 발생 2주 만에 복구 대상이 62개 증가한 것이다. 행정시스템 관리 소홀 문제와 함께 영구 소실 데이터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정자원 통합운영관리시스템(nTOPS)이 복구되면서 중단된 행정시스템 수가 709개로 최종 확인됐다. 김민재 중대본 제1차장(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최근 국정자원 nTOPS 데이터가 복구돼 대전센터(본원)의 전체시스템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부처와 확인 과정을 거쳐 목록을 확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시스템 수 변경이 없을 것이다. 혼선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시스템 업무 영향도, 사용자 수, 파급도 등을 고려한 4개 등급별로는 1등급이 38개에서 40개로 늘었고, 2등급은 86개에서 68개로 줄었다. 3등급은 294개에서 261개로 감소했지만, 4등급은 229개에서 340개로 증가했다. 시스템 수 증가에는 우체국금융과 공직자통합메일 같은 일부 시스템이 기능별로 세분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김 차장은 "그동안 관제 목록과 직원들의 기억에 기반한 기존 목록과 달리 정확한 현황 관리를 통해 앞으로는 더욱 정밀한 복구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용 국정자원 원장이 "전소한 시스템 수도 96개에서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고, 김 차장이 사실상 정부 행정시스템 관리 소홀을 이날 시인한 만큼 복구 과정에서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추가된 60여 개 손실시스템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질의에 김 차장은 “복구 과정에서 노후화해 거의 사용 안 하는 것은 정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스템 복구와 함께 정부 행정시스템 재정비 작업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재 피해가 집중된 5층 전산실 시스템의 대구센터 이전·복구 계획도 대전센터 내 다른 전산실로 이전·복구로 바뀌었다. 김 차장은 "5층 시스템 전체를 대구센터로 이전하는 것보다 대전센터에서 신속히 장비를 수급해 복구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술적 판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10일 0시 기준 709개 시스템 중 214개가 복구돼 복구율은 30.2%로 집계됐다. 1등급은 국토부 부동산 종합공부시스템, 우편정보 쇼핑 등이 추가돼 30개로 늘었다. 연휴에 이달 말까지 도입할 예정이던 장비를 앞당겨 투입했다. 현재까지 서버 90대, 네트워크 장비 64대 등 198대의 전산 장비가 새로 도입됐다. 장비가 설치되는 15일 이후 복구시스템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중대본은 기대했다. 또한 분진 영향을 받았던 8전산실의 분진 제거를 연휴기간 마쳤다. 전기선 복구 작업을 마치면 더 많은 시스템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이날 브리핑에 앞서 최근 시스템 장애 복구 업무에 전념하다 유명을 달리한 행안부 직원에게 애도를 표했다. 중대본은 사망 사고 이후 전문 심리상담사를 정부세종청사 13층과 국정자원 대전센터 의무실에 각각 상주시키고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복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중대본 운영과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이고, 업무가 과중한 부서에는 인력을 지원했다.

김민재(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행정안전부 차관)과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브리핑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재(오른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행정안전부 차관)과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원장이 9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브리핑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기자 nowlight@hankookilbo.com
세종=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