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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2인자 평양 도착 … 김정은, 열병식서 反美연대

매일경제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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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2인자 평양 도착 … 김정은, 열병식서 反美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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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 사진 오른쪽)가 9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와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평양에 도착한 모습.  신화통신EPA연합뉴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왼쪽 사진 오른쪽)가 9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와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평양에 도착한 모습. 신화통신EPA연합뉴스


중국 권력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러시아 권력 2인자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참석차 9일 나란히 방북했다.

같은 날 베트남 권력 서열 1위인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도 평양에 도착해 반미·비동맹 진영 정상외교 빅 이벤트의 막이 올랐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펼쳐질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주석단에 자리해 북한과의 연대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화통신은 리 총리가 우정룽 중국 국무원 비서장(한국의 국무조정실장 격) 등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정오쯤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북측은 리 총리의 카운터파트인 박태성 내각 총리를 공항으로 보내 리 총리를 영접하며 예우를 갖췄다.

리 총리는 "중·조(중·북) 양국은 산과 물이 이어진 사회주의 이웃 국가로 깊고 두터운 전통적 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조선(북한)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지도자가 달성한 중요 공동인식(합의)을 잘 이행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긴밀한 교류를 유지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타스통신도 이날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평양 도착 사실을 보도했다. 북측에서는 임천일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이 순안공항에 나와 메드베데프 부의장 일행을 맞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처럼 정권 '2인자'들을 평양에 보낸 것은 미·중 전략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북한의 전략적 입지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것을 방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각각 자신의 최측근을 북측 당 창건 80주년 행사에 보내 북한을 대우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과 열병식 단상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등 열병종대를 지켜볼 전망이다. 지난달 북·중·러 정상이 톈안먼 망루에서 펼쳤던 반미 연대 퍼포먼스 무대가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옮겨진 셈이다.

외교가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의 이 같은 행보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해 세계 안보 질서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열병식에는 중·러는 물론 북측의 동남아시아 사회주의권 맹방인 베트남의 1인자도 참여해 김 위원장과 다자 정상외교를 펼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지역 외교무대를 재편해 미국과 한국 등 적대국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측 노동당과 러시아 최대 정당인 통합러시아당은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이날 성명에서 "통합러시아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지도부가 나라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당 창건 80주년에 즈음해 당 중심 유일영도 체계를 강조하며 내부 단속 강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전날 당창건역사관 연설에서 "사회주의 운동 역사상 최장의 집권 기록을 새긴 근본 비결은 당 안에서 사상과 영도의 유일성을 확고히 보장하는 데 모든 것을 지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당은 전후 사상에서 주체를 확립하기 위한 투쟁과 '반 종파(분파) 투쟁'을 비롯한 여러 차례의 자체 정화 과정을 통해 더욱더 전투력 있는 영도적 정치 조직으로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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