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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은 사우디 2-0 완파했는데…인도네시아, 독립 후 첫 월드컵 본선행 거의 물거품→사우디 원정 2-3 석패 [WC PO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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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은 사우디 2-0 완파했는데…인도네시아, 독립 후 첫 월드컵 본선행 거의 물거품→사우디 원정 2-3 석패 [WC PO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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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을 내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있다. 독립 이후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 기회가 날아가게 생겼다.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이 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있는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플레이오프(4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지난 1월 경질된 뒤,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3차 예선 C조 4위로 이끌며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3차예선 같은 C조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B조 3위 이라크와 플레이오프 B조에 속한 인도네시아는 1위에게만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위해 1차전을 무조건 이겨야 했다.

2위는 A조 2위와 홈앤드어웨이 방식의 5차 예선을 가진 뒤, 내년 3월 열릴 FIFA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남은 한 장의 본선 진출권을 두고 혈투를 벌여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개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한 조에 묶인 것은 물론, 중동 국가 심판진이 배정돼 이에 아시아축구연맹(AFC) 및 FIFA에 항의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도 사우디전 패배를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었다. 클라위버르트 오기 전 사령탑이었던 신태용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홈에서 2-0으로 완파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이 에르베 르나르 현재 감독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전 감독이 경질된 뒤, 곧바로 사우디 지휘봉을 잡고 첫 A매치 일정이어서 팀을 정돈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당시 사우디에 맞불을 놓기 보다는 수비 위주의 날카로운 역습 작전을 통해 사우디라는 대어를 잡았다.


그러나 거의 1년 만에 열린 리턴 매치에선 인도네시아가 다시 울었다.

네덜란드령 동인도로 1938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후 인도네시아는 1949년 독립 이후 단 한 번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해 이번 대회가 독립 이래 최초의 본선 진출의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친다면 인도네시아는 또 4년 뒤를 기약해야 한다.



신 감독이 1월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전기컵 4강 진출 실패를 구실로, 인도네시아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으면서 클라위버르트 감독과 네덜란드 출신 코치진으로 대거 개편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를 비롯한 인도네시아계 유럽 귀화 선수들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사우디에게 충격 패를 당하면서 본선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다.

홈팀 자격인 인도네시아는 4-2-3-1 전형으로 나섰다. 마르틴 파에스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야콥 사유리, 케빈 디크스, 제이 이즈스, 딘 제임스가 수비를 구축했다. 3선은 마르크 클록과 조이 펠루페시가 지켰다. 2선은 라그나르 오랏망온과 리키 캄부아야, 베컴 푸트라가 섰다. 최전방에 밀리아노 조나탄스가 출격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같은 전형으로 맞섰다. 나와프 알아키디 골키퍼를 비롯해 모텝 알하르비, 하산 알탐바크티, 제하드 트리키, 나와프 부 와슬이 수비를 구성했다. 나세르 알도사리와 압둘라 알카이바리가 수비를 지켰다. 2선은 살렘 알도사리, 무사브 알주와이르, 살레흐 아부 알샤마트, 최전방에 페라스 알브라이칸이 나와 득점을 노렸다.

경기 초반 인도네시아가 먼저 기회를 맞았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 상황에서 주심이 수비의 핸드볼 파울에 대한 VAR 판독을 진행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디크스가 키커로 나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사실상 원정팀인 인도네시아의 기선 제압이었다.



사우디는 강한 전방 압박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7분 상대 진영에서 공을 뺏은 뒤 공격 전개에 나섰고 알샤마트의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사우디의 공세가 이어졌다. 빠른 측면 전진으로 인도네시아의 수비를 위협했다.

전반 30분에는 전방 압박에 성공한 뒤, 살렘 알도사리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왔다.

전반 31분 박스 안에서 인도네시아 수비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를 밀어 넘어뜨리면서 다시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알브라이칸이 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사우디가 2-1로 역전했다.

후반에도 사우디의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11분 왼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알브라이칸이 헤더로 연결했다. 파에스가 골라인 바로 앞에서 이를 걷어내면서 인도네시아는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후반 17분 알주와이르의 중거리 슈팅이 파에스의 선방에 막혔지만, 세컨드 볼을 알브라이칸이 왼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3-1로 사우디가 달아났다.

인도네시아는 후반 막판 공세를 올리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올레 로메이니가 오른쪽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왼발로 갖다 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40분 로메이니가 박스 왼쪽으로 침투할 때, 사우디 수비 나와프 부와슬이 핸드볼 파울을 범했고 주심이 VAR 판독 결과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디크스가 이번에도 성공시키면서 2-3으로 추격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9분이 주어졌다. 추가시간 48분 교체 투입됐던 모하메드 칸노가 경기 지연으로 이유로 단 1분 안에 경고를 두 번이나 받으면서 퇴장당해 인도네시아에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사우디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패했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12일 오전 4시 30분 같은 경기장에서 이라크와 2차전을 치른다. 인도네시아는 이 경기를 반드시 잡고 15일 오전 3시 45분 사우디와 이라크의 최종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