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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많이 사는 인구감소지역…자살률 높은데 정신과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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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많이 사는 인구감소지역…자살률 높은데 정신과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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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89곳 자살률, 전국 평균보다 높아
정신과 의사 없는 28곳 중 24곳은 인구감소지역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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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75%는 자살률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지역 10곳 중 3곳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한 명도 없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9일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인구감소지역과 그 외 지역 자살률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36.3명으로 파악됐다. 한국 전체 자살률(10만 명당 29.1명)보다 7.2명이나 많다. 그중 자살률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지역은 67곳(75.3%)으로 파악됐다. 인구감소지역 4곳 중 3곳에 해당한다.

자살률 상위 10곳도 모두 인구감소지역이었다. 충남 청양군이 인구 10만 명당 60.3명으로 자살률이 가장 높았고, 강원 홍천군 59.9명, 강원 정선군 56.3명, 전남 진도군 55.8명, 경북 봉화군과 강원 태백시 각각 55명, 충남 보령시 54.0명, 충남 태안군 53.1명, 강원 영월군 51.5명, 경북 성주군 50.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인구감소지역 자살률에는 고령 인구 자살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촌 지역 자살예방을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도 2023년 기준 농촌 자살률은 도시보다 1.2배 높았고, 65세 이상 자살이 전체 자살 사망의 40%를 차지했다. 노인 자살은 우울증 같은 정신과 질환, 만성 신체 질환, 사회적 고립, 경제적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데, 인구감소지역은 의료시설 부족, 교통 불편 등의 이유로 즉각적 대처가 어렵다.

정신건강 의료 접근성은 특히 더 취약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0만 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8.3명으로, 인구감소지역 중 63곳(70.8%)은 정신과 의사 수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정신과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전국 28개 지역 가운데 24곳(85.7%)이 인구감소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감소지역 30%에 해당한다. 자살률 상위 10곳 가운데 청양군, 정선군, 봉화군, 태안군, 영월군 등 5곳에도 정신과 의사가 부재했다.

김선민 의원은 "인구감소지역 자살률과 정신과 의사 배치 현황만 봐도 인구감소지역의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을 알 수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자살률이 높은 인구감소지역에 대해 심층적인 조사와 연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