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류윈산(왼쪽)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이 지난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당 기념 열병식 단상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중앙포토 |
9일 중국의 권력서열 2위인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가 북한 노동당 창당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11일까지 평양을 공식 우호 방문한다. 리 총리의 방북은 지난 2009년 10월 원자바오(溫家寶) 방북 이후 중국 총리로는 16년만이다.
리창(오른쪽) 중국 총리와 최선희(왼쪽) 북한 외무상이 지난 9월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견하고 있다. 신화통신 |
특히 리 총리가 방북 기간 평양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할 경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의 당·국가·국무원(정부)·군 최고지도자로는 첫 참석이 될 전망이다. 지난 1988년 9월 9일 양상쿤(楊尙昆)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정권수립 40주년 열병식에 참석한 이후 중국 당·정·군 최고지도자는 북한의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2013년 7월 정전 60주년 열병식은 리위안차오(李源潮) 당시 국가부주석 겸 정치국원, 2018년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은 리잔수(栗戰書) 전인대 상무위원장 겸 상무위원이 참석했다. 또 2015년 노동당 창당 70주년 기념행사에는 당시 권력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참석했다.
지난 2009년 10월 5일 원자바오(오른쪽) 당시 중국총리가 평안남도 회창의 마오안잉 묘소에 헌화하고 있다. 오는 9~11일 리창 중국 총리가 중국 총리로서는 16년만에 북한을 방문한다. 중앙포토 |
8일 북한 노동신문은 2면, 중국 인민일보는 1면에 리 총리가 중국 당정 대표단을 인솔해 11일까지 평양을 방문한다고 각각 보도했다. 리 총리의 전임인 리커창(李克强, 2013~2023년) 총리는 재임 기간 북한을 방문하지 않았다.
리 총리의 방북은 지난 9·3 전승절 열병식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이후 북·중 경제 협력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대신 리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을 놓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북한과 관계에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주를 방문,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있다.
리 총리의 방북에는 류하이싱(劉海星·62) 신임 중앙 대외연락부장이 수행해 북·중 당 대 당 채널을 복원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9월 27~30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중 이후 낙마한 류젠차오(劉建超) 전 부장 후임으로 취임한 류 부장은 오는 2027년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월 17일(현지시간)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한편 7일 조현 외교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자 관계 및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북·중 관계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실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지속 소통해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통화 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언급 없이 “조 장관이 APEC 지도자 비공식회의 주최를 계기로 양국 고위급 왕래를 촉진하고 교류와 협력 신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발표했다.
대만 중앙통신은 이날 “시진핑 및 왕이의 방한 시점과 일정은 아직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양측은 여전히 계속 협의조정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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