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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전직원 RSU 지급하지만, 먹튀 논란 스톡옵션 폐지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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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전직원 RSU 지급하지만, 먹튀 논란 스톡옵션 폐지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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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오피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오피스. 연합뉴스


카카오가 올해부터 전 직원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는 새 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과거 직원들에게 제공하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7일 카카오의 2025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4월 정규직 직원 3775명을 대상으로 모두 50만9625주의 알에스유를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직원 1인당 135주씩 지급되는 셈이다. 다만 조건이 붙는다. 알에스유 부여일로부터 최소 1년 이상 재직한 경우에 한해 부여 수량의 10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카카오에 근속하는 ‘정규직 직원’들은 알에스유를 받을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임원에 대한 보상이다. 일반 직원은 새롭게 알에스유를 받지만, 임원은 제외된다. ‘전 직원 알에스유 부여’는 지난해 카카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에서 합의된 내용이기 때문이다. 스톡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격)보다 주가가 높을 때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해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인데, 직원들은 현금 지출에 대한 부담 없이 곧장 주식을 받는 알에스유를 선호한다는 게 카카오 노조의 설명이다. 반면, 카카오는 임원 성과보상 체계와 관련해 “공정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스톡옵션 제도의 폐지 여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카카오그룹에선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상장 뒤 한 달여 만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44만여주를 한꺼번에 매도해 약 878억원의 차익을 거둬 ‘먹튀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3만주를 처분해 약 457억원을 챙겼으며, 이 여파로 대량 매도 공시 전날 21만원대까지 올랐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급락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졌다.



카카오 노조는 이처럼 스톡옵션을 놓고 경영진과 주주·직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지난달 9일 국회 토론회에서 “상장·인수 등 대규모 자본이 움직이는 이벤트가 생길 경우 경영진은 스톡옵션에 의한 레버리지 효과로 이익이 극대화되는 구조”라며 경영진이 회사의 장기 성장보다 개인의 금전적 이익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던 사례를 꼬집었다.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페이 임원 스톡옵션 먹튀’ 논란 직후인 2022년 알에스유 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이사가 받는 주식 보상을 주가와 연동시켜 주주와 대표이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네이버의 알에스유는 부여 계약일로부터 3년 동안 30%(1회차), 30%(2회차), 40%(3회차)씩 나눠 지급하는데, 이 때문에 네이버 주가가 저조했던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최수연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회사와 계약한 알에스유를 받지 못했다. 네이버가 알에스유 제도 운용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2023년 12월11일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경영진에게 자율적으로 부여한) 투자와 스톡옵션과 전적인 위임을 통해 계열사의 성장을 이끌어냈던 방식에도 이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 경영진의 부도덕한 스톡옵션 행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인정한 셈이었다. 카카오는 2022년 ‘계열사 임원은 상장 뒤 1년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을 담은 스톡옵션 관련 내부 규정을 마련했다. 또 주식을 매도할 경우 1개월 전 매도 수량과 기간을 미리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시에이(CA)협의체 등에 공유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네이버 사례처럼 임원 보상 방안으로 스톡옵션 제도 자체를 폐지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먹튀 논란’의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진 못한 셈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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