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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수출 10년만에 ‘7위→77위’ 추락…위기 속 삼성·LG가 낸 묘수는?

헤럴드경제 김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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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수출 10년만에 ‘7위→77위’ 추락…위기 속 삼성·LG가 낸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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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효자’ TV 위상↓…시청시간도 줄어
삼성·LG, 휴대성 높인 이동형 TV로 공략
TV 안 보는 2030세대 겨냥 신제품 출시
삼성전자가 IFA 2025에서 선보인 ‘더 무빙스타일’(왼쪽)과 LG전자가 CES 2025에서 전시한 ‘스탠바이미2’. [헤럴드DB]

삼성전자가 IFA 2025에서 선보인 ‘더 무빙스타일’(왼쪽)과 LG전자가 CES 2025에서 전시한 ‘스탠바이미2’.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한때 집마다 필수 가전으로 뒀던 TV의 위상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집콕 문화’로 폭발했던 TV 수요는 사라진 지 오래다. 특히 젊은 세대의 TV 이용시간은 갈수록 줄면서 이제 TV 시청 자체가 ‘올드’한 생활 습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TV의 위세도 좀처럼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심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양사의 TV사업부는 위기 속에 기존 TV의 형태와 성격을 변주한 신제품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중이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10년간 소비재 수출 품목 순위를 보면 2014년 7위였던 TV는 2024년 들어 무려 77위까지 떨어졌다. 한때 수출효자 상품이었으나 10년 만에 위상이 추락했다.

국내 안방에서도 TV는 밀려나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TV 보유율은 2023년 95.3%에서 2024년 94.9%로 감소했다.

삼성전자 ‘더 무빙스타일’(왼쪽)과 LG전자 ‘스탠바이미2’. [삼성전자·LG전자 제공]

삼성전자 ‘더 무빙스타일’(왼쪽)과 LG전자 ‘스탠바이미2’. [삼성전자·LG전자 제공]



특히, 1인 가구의 TV 보유율은 88.9%로, 90%에도 미치지 못했다. 1인 가구가 하루 평균 TV를 보는 시간은 ▷2022년 2시간38분 ▷2023년 2시간27분 ▷2024년 2시간15분으로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갈수록 TV 시청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TV 자체를 집에 들여놓지 않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TV에서 멀어지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짜내고 있다. 특히 젊은층을 겨냥해 바퀴를 결합한 이동형 TV를 내놓으며 틈새시장을 공략 중이다.


2021년 ‘스탠바이미’를 출시하며 이동식 TV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올해 4년 만에 ‘스탠바이미 2’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더 무빙스타일’을 새롭게 내놨다.

LG전자가 선보인 ‘LG 이지 TV’.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선보인 ‘LG 이지 TV’. [LG전자 제공]



‘스탠바이미 2’와 ‘더 무빙스타일’ 모두 배터리를 내장해 선을 연결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퀴 달린 스탠드에서 화면부만 따로 떼어낼 수 있는 점도 같다.

‘스탠바이미 2’는 화면부에 끈을 연결해 벽에 걸 수 있고, 가방처럼 어깨에 맬 수도 있다. ‘더 무빙스타일’은 화면부 뒷면에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닐 수 있다.


공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TV를 ‘휴대’하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한 양사의 고민이 엿보이는 제품들이다.

LG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TV 시청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시니어를 배려한 TV까지 출시했다. 화면 메뉴와 리모컨 글자를 크게 키워 시니어 고객들이 보다 쉽게 TV를 사용하도록 했다.



리모컨 상단의 ‘헬프’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바로 전에 보던 채널로 돌아가 시청을 이어갈 수 있다. 실수로 버튼을 잘못 눌러 원치 않는 기능이 작동했을 때 당황하는 시니어 고객을 배려한 기능이다.


‘TV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LG전자는 갈수록 커질 시니어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은 “북미도 이미 시니어 시장이 엄청 크게 형성됐다.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시니어 시장이 먼저 발전했다”며 “시니어 인구가 늘면 늘었지 줄진 않기 때문에 시니어 시장은 앞으로 계속 커질 수밖에 없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