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가장 한국적인 것 원해" '한국의 맛' 살린 디저트
해외에 없는 '시래기' 재해석…누룽지 도우에 시래기 토핑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시점을 두고 야권의 공세는 거셌지만, 방송은 예정된 시간에 송출됐다. 정쟁화된 이날 방송은 식재료부터 대결을 펼칠 주제까지 K-푸드에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6일 방송에서 “우리나라는 문화가 (중요한) 자산이다. 그 중 K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라며 “음식은 (입에) 고정되면 쉽게 지나가지 않는 지속성이 있어 산업적으로 문화를 수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외국에서도 볼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한식을 알리고 나아가 K-푸드를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에 없는 '시래기' 재해석…누룽지 도우에 시래기 토핑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모습. /사진=JTBC 방송캡처 |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시점을 두고 야권의 공세는 거셌지만, 방송은 예정된 시간에 송출됐다. 정쟁화된 이날 방송은 식재료부터 대결을 펼칠 주제까지 K-푸드에 집중했다.
이 대통령은 6일 방송에서 “우리나라는 문화가 (중요한) 자산이다. 그 중 K팝이나 드라마도 중요하지만 진짜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라며 “음식은 (입에) 고정되면 쉽게 지나가지 않는 지속성이 있어 산업적으로 문화를 수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외국에서도 볼 수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한식을 알리고 나아가 K-푸드를 수출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제철 식재료는 무엇
이날 방송은 출연자의 개인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셰프들이 음식 대결을 펼쳐 오던 ‘냉장고를 부탁해’의 기본 포맷을 살짝 바꿨다. 이 대통령 내외의 출연 취지에 맞게 냉장고 안 식재료 대신 추석 즈음 나오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대결에 앞서 제철 식재료부터 소개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소개 중간중간 식재료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이나 취향을 부연하기도 했다.
토란, 더덕, 인삼 등을 소개할 때는 이 대통령이 "어릴 때 더덕을 많이 캐 먹었다. 사 먹은 게 아니고 산에서 쉽게 캐서 먹었다"면서 "지금도 더덕을 보면 금방 알아본다"고 전했다.
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을 얘기할 때는 이 대통령이 "표고버섯이 냉장고에 늘 한 보따리씩 있다. (오늘은) 표고 너무 많이 넣지 말아 달라"고 셰프들에게 요청하자 김 여사가 "제가 너무 많이 사용했나 보다"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배추를 두고는 "김치는 말할 것도 없고 배추는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삶아도 맛있다. 배추 전을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잣과 깨, 콩가루 등 견과류를 소개할 때는 이 대통령의 어머니이자, 김 여사의 시어머니 이야기가 나왔다.
김 여사는 "결혼해서 가니까 시어머니가 콩가루로 요리를 하셨다. 친정엔 그런 게 없었는데 생 콩가루로 나물과 함께 국을 끓였고 다들 잘 드셨다"면서 "처음엔 '무슨 맛으로 먹지' 했는데 지금은 그 맛을 알겠더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보리새우와 전어, 꽃게, 삼치 등 해산물과 한우, 한돈, 닭 등을 소개했다.
이 같은 재료로 만들 음식의 주제도 정해졌다.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푸드’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식재료, 시래기’였다.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맛
첫 번째 대결에서 손종원 셰프가 '아자아잣'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한식 디저트. /사진=JTBC 방송캡처 |
첫 번째 대결에는 최현석 셰프와 손종원 셰프가 나서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푸드'를 주제로 음식을 만들었다.
김 여사는 "전 세계 사람들이 K문화에 젖어 들고 있다"면서 "그 분들을 자연스럽게 우리 한국인의 식탁에 초대하는 마음으로, 우리 식탁에 초대할 수 있는 그런 요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현석 셰프는 하이브리드 삼계탕을, 손종원 셰프는 전통성을 살린 잣 디저트를 선보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손종원 셰프가 내놓은 타락죽을 먹은 뒤 "내가 먹어본 수프 중에 제일 맛있다"고 극찬하며 손하트를 하기도 했다.
이후 대결의 승자를 가릴 때는 이 대통령과 김 여사의 의견이 갈렸고 논의한 끝에 최종 승자를 결정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한국적인 것을 선택했다"며 손종원 셰프의 손을 들었다.
김 여사는 "예전에는 외국인 입맛에 맞춘 K-푸드가 인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가장 한국적인 걸 찾더라"라면서 "(최현석 셰프의 음식처럼) 재해석한 요리도, (손종원 셰프의 음식처럼) 전통적인 요리도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전통적인 걸 알리면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은 손종원 셰프의 디저트를 두고 "보관이 용이해 수출도 고려할 수 있다. 수출 역군을 선택한 셈"이라며 경제적 측면에서 K-푸드에 접근했다.
시래기, 한식 식재료의 재발견
두 번째 대결에서 만화가 김풍이 시래기를 활용해 만든 '이재명 피자'. /사진=JTBC 방송캡처 |
두 번째 대결은 외국 사람들에겐 낯설지만, 세계화가 가능한 한국적인 식재료 탐구였다. 주제가 된 식재료는 '시래기'였다.
앞서 제철 식재료를 소개할 때 이 대통령은 시래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K-식재료가 시래기"라며 "어머니가 해 주시던 추억의 요리가 시래기로 만든 요리다. 겨울에 정말 추울 때 따뜻하게 끓여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맛도 질감도 좋은데 알고 보니 비타민도 많은 건강식이더라. 원래 김장하고 잘라서 버리는 게 아까워서 말린 건데 요즘은 시래기를 따로 만든다고 한다"면서 "시래기로 음식을 만들어서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다면 원산지 한국을 붙여서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 여사도 "말린 시래기를 만들기 어려운데 요즘 편리하게 나온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결에는 정지선 셰프와 김풍이 나섰다. 정지선 셰프는 시래기 송편, 지짐떡을 만들었고 김풍은 시래기를 이용한 '이재명 피자'를 선보였다. 음식 맛을 본 뒤 이 대통령과 김 여사 모두 김풍의 피자를 선택했다.
'이재명 피자'는 잘게 잘라 식감을 부드럽게 한 시래기와 고사리를 버터에 볶은 뒤 들기름으로 향을 추가해 맛을 낸 토핑을 누룽지 도우에 올린 음식이다.
이 대통령은 김풍의 피자를 먹은 뒤 "의외다. 오 맛있다"라고 했고 김 여사는 "왜 맛있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김 여사는 "버터와 시래기와 들기름의 조합이 맛있었다"라고 평가를 내렸다.
소금으로 좌우 대통합
음식 대결에 나선 최현석 셰프가 양손으로 소금을 뿌리는 장면에서 나온 자막. /사진=JTBC 방송 캡처 |
요리 대결을 펼치던 중 의도치 않게 메시지가 전달되기도 했다. 최현석 셰프가 자신의 시그니처인 소금을 뿌리는 장면이었다.
양손을 모두 사용해 소금을 뿌리는 최현석 셰프의 모습과 함께 ‘치우치지 않는 좌우 소금 대통합’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자막과 무관하게 이 대통령 부부는 최현석 셰프의 모습에 박수를 치며 웃음을 터트렸다.
현재 이 대통령 부부가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걸 두고 여야간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메시지라 이날 방송 장면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지난달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국가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 부부의 출연 소식을 알리는 '냉장고를 부탁해' 예고편이 공개된 뒤 이날 방송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국정자원 화재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된 위기 상황이 발생한 상태에서 대통령 내외가 예능에 출연했다"고 비판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심각한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예능 촬영을 했는지"라고 맹비난했다.
여기에 지난 3일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 A씨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공직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과 함께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는 추모의 메시지를 적었다.
방송 일정도 하루 연기됐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 방영을 연기해 줄 것을 방송사에 정중히 요청했다"며 "국가공무원의 사망으로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같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 날짜는 JTBC 측이 대통령실의 요청을 수용하면서 변경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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