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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종묘 '차담회' 당일 출입·관람 제한 '신실'도 둘러봤다

이데일리 장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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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종묘 '차담회' 당일 출입·관람 제한 '신실'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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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경 의원실, 국가유산청 국감 자료 공개
조선 역대 왕·왕비실 위패 모신 신성한 공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지시로 개방
임 의원 "명백한 직권남용·공무집행방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에서 외부인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평소 관람은 물론 출입도 엄격히 제한되는 의례 공간인 종묘 영년전 신실까지 둘러본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8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일 국가유산청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지난해 9월 3일 종묘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열기 전 영녕전을 방문했다.

당시 김 여사는 외국인 2명, 통역사 1명과 함께 있었으며 이재필 궁능유적본부장도 동행했다. 이들은 영녕전 건물과 내부 신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종묘 영녕전의 신실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神主·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는, 종묘 안에서도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공간이다. 영녕전의 신실은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과 11월 첫째 주 토요일에 봉행하는 큰 제사인 대제(大祭)가 있을 때만 문을 연다.

궁능유적본부는 신실을 누가 개방하라고 지시했는지에 대한 의원실 질의에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에서 영녕전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신실 1칸을 개방할 것을 지시해 개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비서관실은 ‘차담회’ 전날인 9월 2일 오전 8시부터 종묘 일대를 사전 답사를 하고 김 여사가 영녕전을 거쳐 망묘루로 이동하도록 동선을 짠 것으로 전해졌다.


종묘 영녕전. (사진=국가유산청)

종묘 영녕전. (사진=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5월 향대청을 개편해 태조 신실을 재현한 공간을 상시 공개하고 있다. 재현 공간이 있는데도 김 여사를 위해 신실이 열렸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임오경 의원은 “김건희 여사 일행을 위해 영녕전 신실을 개방하라고 요구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며 “관련 의혹이 국가유산 사적 이용으로 결론 나면 비용을 청구하고 담당자를 징계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도 진실을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 시대의 역대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국가 사당이다. 주요 건물 중 하나인 영녕전에는 총 16칸(실)의 신실이 있으며 태조의 4대 조를 포함해 역대 왕과 추존된 왕 15위와 왕후 17위,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신주를 모신다.

김 여사와 종묘에서 ‘차담회’를 가진 외국인 동행자는 유명 화가 마크 로스코(1903~1970)의 가족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2015년 코바나컨텐츠 대표 시절 미국 워싱턴DC 국립미술관(내셔널갤러리)이 소장한 로스코 작품 50점을 들여와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마크 로스코’ 전시를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