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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미술품 물납제 쩡판즈의 '초상' 첫 공개… 해외 명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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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미술품 물납제 쩡판즈의 '초상' 첫 공개… 해외 명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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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일 해외 미술 소장품 전시 개막
'이건희 컬렉션' 속한 모네 그림·피카소 도자 등 전시


쩡판즈의 2007년 작 '초상' 시리즈 2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쩡판즈의 2007년 작 '초상' 시리즈 2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1840~1926)의 '수련'부터 중국의 유명 현대 예술가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까지 해외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일부터 경기 과천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소장 중인 해외 거장의 작품 44점을 공개하는 '수련과 샹들리에' 전을 개최한다. 미술관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수집한 130여 점과 2021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소장품으로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 120여 점 등 해외 명작 1,045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이 중 33명의 작품 44점을 추려 선보인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는 시대와 화풍 등에 상관없이 지난 100년간 거장들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평소에 쉽게 볼 수 없었던 명작을 감상할 절호의 기회다. 모네가 말년에 프랑스 파리 근교 지베르니에 머물면서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을 비롯해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카미유 피사로의 인상주의 회화와 살바도르 달리·마르크 샤갈·호안 미로의 작품이 각각 한 점씩 전시된다. 해당 작품은 모두 이건희 컬렉션에 속한다. 파블로 피카소가 도자기 위에 그린 '얼굴' 시리즈도 10개가 나온다.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 아이웨이웨이 스튜디오 제공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 아이웨이웨이 스튜디오 제공


독일의 게오르크 바젤리츠·안젤름 키퍼, 미국의 바버라 크루거·신디 셔먼, 중국의 아이웨이웨이·쩡판즈 등 현대 미술 명작들도 전시된다. 특히 아이웨이웨이의 '검은 샹들리에'가 눈길을 끈다. 멀리서 보면 화려한 샹들리에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인간의 뼈 형상을 한 검은 유리 조각들로 장식돼 있어 기묘한 느낌을 준다. 화려한 삶 이면에 공존하는 죽음을 암시하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 중국 현대 미술 작가 쩡판즈의 '초상' 두 점은 국내 1호 미술품 물납제(상속세를 문화재·미술작품으로 대납하는 제도) 작품으로 유명하다. 큰 눈과 과장된 손, 사라지는 듯한 인물 형상을 통해 인간의 불안한 내면을 표현했다. 독일 사진 거장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얼음 위를 걷는 사람들'과 미국 작가 존 발데사리의 ‘음악’도 미술관 소장 이후 처음 나온다.

대중에 친숙한 회화와 조각 중심으로 구성돼 작품을 비교적 쉽게 감상할 수 있다. 김유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는 "미술사의 다양한 장면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호기심과 상상의 폭을 넓히고 시대와 경계를 넘어 작품 사이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