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특검 기능과 모순” 입장문…공소유지 거부 뜻
특검 “수사에 영향 없을 것” 진화 나섰지만 조기 종료 가능성도
특검 “수사에 영향 없을 것” 진화 나섰지만 조기 종료 가능성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수사 중인 사건들이 마무리되면 원소속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고 30일 요청했다. 특검 수사가 끝나 주요 피의자들이 재판에 넘겨지면 공소유지를 맡지 않고 돌아가겠다는 의미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뼈대로 한 개정 정부조직법에 집단 반발한 것이다. 향후 특검 수사 및 재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부장급 검사들은 이날 민 특검을 만나 “특검 파견 검사를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달라”는 ‘파견 검사 일동’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최근 수사·기소 분리라는 명분하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돼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사의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이 상실됐다”며 “수사 검사의 공소유지 원칙적 금지 지침 등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이와 모순되게 파견 검사들이 직접 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사건들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파견 검사들이 일선으로 복귀해 폭증하고 있는 민생사건 미제 처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복귀 조치를 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검사들의 반발은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시작됐다.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 40명 중 평검사 1명은 9월 중순 이미 복귀했다. 일부 부장검사들도 “이달(9월)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특검 수사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검사들이 복귀를 요청하면서도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형근 특검보도 정례브리핑에서 이 점을 강조하며 “수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특검 수사가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 특검은 지난 29일 본수사 기간 90일이 종료돼 30일을 연장했다. 기존 특검법은 추가로 30일 더 늘릴 수 있도록 했다. 개정 특검법이 공포되면 한 번 더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최장 연말까지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담당 사건 수사를 마무리한 파견 검사들이 복귀하면 검사를 새로 파견받아야 하는데 현재 분위기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특검팀 내에서 수사 속도를 최대한으로 높여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향후 재판에서 공소유지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원칙적으로 파견 검사들은 특검이 종료돼도 공소유지까지 맡아야 한다.
김 특검보는 “성공적 공소유지를 위해 수사한 검사들의 기소 및 공소유지 관여가 필요하다”며 “공소유지 방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란 특검, 채 상병 특검 등 다른 특검팀 파견 검사들의 동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내란 특검팀 파견 검사들은 지난 16일 회의를 열어 검찰청 폐지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들처럼 ‘집단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내란 특검팀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파견 검사를 비롯해 내란 특검 구성원들은 모두 특검의 역사적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업무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공소유지에 관해서도 “직접 수사한 검사들이 사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파견 검사의 역할이 크지 않겠나”라고 했다.
유선희·이홍근·이보라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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