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경찰청장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사건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12·3 불법계엄 사태에 연루된 조지호 경찰청장의 탄핵심판이 오는 11월 마무리된다. 조 청장은 계엄 이후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윤석열 정부 고위 공직자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됐다.
헌재는 이날 조 청장 탄핵심판의 두 번째 변론을 열고 오는 11월10일 마지막 변론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청장은 마스크를 쓰고 정장 차림으로 심판정에 출석했다.
이날 변론에선 박현수 경찰인재개발원장(당시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조 청장 측 신청으로 증인으로 채택된 박 원장은 조 청장과 경찰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과거 근무연도 있는 친밀한 사이라고 한다. 앞서 조 청장 측은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김 전 청장은 이날 “형사재판을 받고 있고 이미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관련 진술을 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장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직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조 청장과 4번 통화했다. 박 원장은 당시 통화에서 “(조 청장이) 평소 말씀 톤과는 다르게 혼란스러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계엄 자체에 대해 매우 어이없어하고 푸념과 한탄을 나눈 걸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조 청장은 당시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과 안가에서 만나 계엄 선포 계획을 미리 들었지만 “대통령이 워낙 고압적이고 일방적으로 말씀하셔서 반대할 틈이 없었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국군 방첩사령부에서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뒤에는 박 원장과 통화하며 “속으로 ‘군바리들 정신나갔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토로했다고 한다.
이어 박 원장은 조 청장이 계엄 당일 일선 경찰들에게 “월담하는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막거나 하지 말라”고 했다는 말도 들었다면서 “조 청장이 매우 적극적으로 계엄을 저지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소극적으로나마 본인의 입장에서 계엄을 반대하고 저지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조 청장이 지난해 12월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계엄 선포 사실을 TV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거짓 증언을 했던 점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박 원장은 “사실과 다른 말씀을 하시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다”면서도 “사실상 상사인 조 청장에게 ‘왜 거짓말을 하셨냐’고 대놓고 여쭤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12월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다. 경찰청장이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헌정사상 첫 사례였다. 이후 헌재는 조 청장의 건강 등을 이유로 탄핵심판을 진행하지 못하다가 지난 7월부터 심리를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는 조 청장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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