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 이더, 홍콩 시위 외국 배후 세력으로 지목됐던 인물…규탄 집회도 열려
줄리 이더 주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왼쪽)와 에밀리 라우 전 홍콩 민주당 주석 |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신임 주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가 홍콩의 민주화 진영 정치인들과 교류해 현지 당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30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주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관이 최근 주최한 줄리 이더 신임 총영사 환영 리셉션에 에밀리 라우 전 홍콩 민주당 주석(대표)과 안슨 찬 전 홍콩 정무사 사장(총리 격)이 참석했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외국 배후 세력으로 지목되기도 했던 이더 총영사가 홍콩 민주화 세력 지도자들로 꼽히는 이들과 공식 행사를 통해 교류했다는 소식에 홍콩 당국은 물론이고 중국 정부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콩의 친중국 성향 신문인 대공보는 2019년 8월 당시 주홍콩·마카오 미국 총영사관 정무팀장으로 근무하던 이더 총영사가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을 만나는 사진을 공개하며 "미국 등 외국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러한 외교 인사가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사전 동의)을 받자 중국이 이제 홍콩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역시 부임하자마자 중국 정부를 자극하는 행보를 보였다. 홍콩 당국도 바로 강한 경고를 했다.
존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홍콩에 있는 모든 영사들은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파괴적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면서 "중국의 내정과 홍콩 문제에 간섭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에서 홍콩과 마카오 사무를 담당하는 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은 이들의 만남에 대한 비판 기사 3건을 잇달아 공유하며 "이더 총영사가 반중난항(反中亂港·중국에 반대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다) 인사와 교류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또 20여명의 시위대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하며 이더 총영사에 대한 규탄 집회를 벌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에밀리 라우와 안슨 찬에 대해 "시위 조종 배후자와 외부 세력과 결탁해 홍콩을 어지럽히는 자"라고 각각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 총영사 규탄 집회 |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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