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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한 달 남은 경주, 손님맞이 '총력'…"천년 역사 진면모도 봤으면…"

머니투데이 민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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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한 달 남은 경주, 손님맞이 '총력'…"천년 역사 진면모도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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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 한 '월드음식점'에서 양방향 통역기를 사용한 모습. 사장 윤모씨가 한국어로 "맛있게 드세요"를 말하자 중국어로 번역된 문장과 음성이 나왔다./사진=김지현 기자.

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리단길 한 '월드음식점'에서 양방향 통역기를 사용한 모습. 사장 윤모씨가 한국어로 "맛있게 드세요"를 말하자 중국어로 번역된 문장과 음성이 나왔다./사진=김지현 기자.


"경주가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되고 외국인 메뉴를 개발했죠."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를 한 달 여 앞둔 지난 25일 경북 경주시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월드 음식점' 주인 황모씨는 외국인 손님을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월드 음식점은 경주시가 국제 행사를 맞아 지난 5월 발표한 곳으로 선정된 150곳에는 양방향 통역기가 제공됐다.

황씨는 "평소에도 방역이나 위생을 신경 쓰고 있지만 더 잘하려고 한다. 직원 교육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중요한 행사다 보니 경주시민 모두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경주는 APEC에 대한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했다. 경주역사 내외에서는 APEC을 알리는 전광판, 홍보 배너 등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택시도 APEC 홍보물을 부착한 상태로 손님을 맞이했다. 길거리 곳곳에는 바가지요금 및 반칙 운전 근절 등 내용을 담은 시와 경찰의 현수막이 걸렸다.

경주 황리단길 상인들은 세계인이 경주로 모여든다는 소식에 응대에 더욱 신경 쓰고 있었다. 음식점 바깥에는 QR 외국어 메뉴판이 비치됐고 일부 업주들은 옷에 APEC 홍보 배지를 달았다. 경상북도는 행사 기간 중 하루 최대 7700명이 경주를 방문할 것으로 본다.

갈비찜 식당을 운영하는 윤모씨(43)가 직접 통역기에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하자 음성으로 중국어가 흘러나왔다. 윤씨는 "(통역기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낫다"며 "시에서 손님맞이 교육을 진행했다. 국가별 특징을 설명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리단길을 방문한 국내 관광객들도 APEC 개최를 실감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포항 시민 방진억씨(67)는 "정상회의 개최는 경주뿐 아니라 경북도 전체 관점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소식"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온 국민이 다 함께 어울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계약 끝나"…보문단지 숙박업소는 '만실 예정'

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계단을 공사하는 모습./사진=김지현 기자.

지난 25일 오후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건설 노동자들이 계단을 공사하는 모습./사진=김지현 기자.


보문관광단지에 위치한 APEC 정상회의장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마무리 공사 단계에 돌입한 모습이었다. 같은 날 현장에는 건설 노동자가 센터 출입구 계단에서 타일을 들고 시멘트를 붓는 작업 중이었다.


센터 주변에는 각국 정상들이 머물 것으로 알려진 대형 숙박시설이 즐비해 있었다. 힐튼호텔과 소노캄, 라한셀렉트 경주 등은 정상급 숙소인 프레지덴셜 로열 스위트(PRS) 룸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기간에는 대형 호텔뿐 아니라 보문단지 내 중소형 숙박업소도 이미 만실이었다. 지난해에 이미 관계기관과 계약이 끝났다는 숙박업소도 있었다. 펜션 직원 최모씨는 "지난 5~6월쯤 관계자가 직접 찾아와서 객실을 통으로 예약했다. 한 기관이 통으로 예약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인근 호텔 총지배인 이재학씨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애로사항은 없다"며 "APEC 행사로 향후 경주 관광산업이 발전하고 외국인도 많이 찾을 것이라 본다"고 반색했다.



시민 "천 년 역사 보여줬으면"…만찬 장소 변경에 아쉬움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내 APEC 행사장 모습./사진=경북도=뉴시스.

경북 경주시 국립경주박물관 내 APEC 행사장 모습./사진=경북도=뉴시스.


일부 시민과 관광객은 정상들의 만찬장소가 변경된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 건축물은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쓰일 예정이었다. 건물에 전통적 요소를 입히면서 약 80억원을 공사비로 투입했다. 그뿐만 아니라 박물관에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이 자리 잡고 있어 신라 역사를 소개할 수 있는 장소로 평가받았다.

다만 지난 19일 APEC 준비위원회가 만찬을 정상회의장 인근 라한호텔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박물관 건축물 수용인원이 제한적인데 비해 귀빈 인원이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변영우씨(78)는 "박물관 주변에 능도, 천마총 등 자랑할 것들이 많은데 해외 귀빈이 유적지를 보지 못하고 가면 아쉬울 것"이라며 "천 년 역사를 가진 나라의 진면모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30년 차 경주시민 박모씨(45)는 "큰돈을 쓰면서 처음부터 잘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박물관이) 이동하기도 더 편할 거다. 보문 단지보다는 문화재 중심에 있는 박물관이 경주를 알리기엔 더 적합하다"고 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경주(경북)=김지현 기자 mtjen@mt.co.kr 경주(경북)=김서현 기자 ssn35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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