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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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혐중’ 정서 자극을 위해 무분별하게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범죄 피해와 전염병 확산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는 발언까지 국민의힘 지도부 입에서 나왔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인천관광공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의 걱정과 우려 속에 금요일부터 중국인이 무비자 입국 시작됐다”며 “이는 국민 안전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상황은 중국인의 출국을 막고 있는데, 지금 무비자로 한국에 대거 몰려드는 중국인은 대체 누구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무비자 제도를 악용한 범죄 조직 등의 침투 가능성이 있다”며 “마약 유통 및 불법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 창구가 확산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인적이 드문 곳이나 야외 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는 성별을 떠나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동해 주길 바란다”며 “중국인과 마찰 발생 시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사고나 피해 상황을 목격한 분들은 즉각 신고와 함께 상황을 촬영해 주기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중국인을 범죄자로 낙인 찍는 혐오 발언을 공개회의 석상에서 한 것이다.
중국인 입국으로 전염병 확산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폈다. 김 최고위원은 “대규모 입국으로 전염병 및 감염병 확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손 소독 등 개인 위생과 주의를 다해주시고 발열이나 호흡기에 이상 증상이 발생할 시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빠르게 방문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나경원 의원은 출입국관리정보시스템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와 무관하다는 법무부 설명에도 “국민 우려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헛다리 짚기”라며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사흘째 이어갔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법무부가 출입국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며 무비자 입국 정책을 강행한다고 밝혔지만, 뒤로는 전자입국 시스템오류로 입국자의 주소를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긴급 공지를 올렸다”며 “지금과 같이 주소 입력이 누락되면 실제로 무비자 입국자가 입국 후 어디에서 생활하는지 알 수 없어, 사후 관리와 현장 통제가 불가능해진다”고 했다. 이어 “범죄, 불법체류, 감염병 확산 등 유사시 신속 대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법무부는 실질적 신원확인·정보관리·사후 대책을 완비하기 전까지 무비자 입국 정책을 연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여당에서는 노골적인 혐오 정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불안을 틈탄 야당 국회의원들이 얼토당토않은 주장이 도를 넘고 있어서 정말 개탄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며 “관광 활성화를 통한 민생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 때 결정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 시내에서도 특정 국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굉장히 위험스러운 상황들이 있다”며 “이번에 국정자원 화재 사태를 빌미로 나경원 의원같이 다선 의원이 사실을 호도하고 혐오를 강화시키기 위한 주장을 펼치는 건 무책임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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