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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억류 미국인 1명 석방···"미국과 관계 정상화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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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억류 미국인 1명 석방···"미국과 관계 정상화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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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미국인 석방...대가는 비공개
美국무부 "모든 억류자 석방 노력"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석방한 미국인 아미르 아미리(맨 왼쪽)와 외교 관계자들이 28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석방된 후 제트기에 탑승해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석방한 미국인 아미르 아미리(맨 왼쪽)와 외교 관계자들이 28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석방된 후 제트기에 탑승해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반환 압박을 받는 탈레반이 미국인 억류자 한 명을 석방했다.

AP통신 등은 2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치 중인 탈레반이 억류 중이던 미국인 아미르 아미리를 석방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외교부는 석방 사실을 확인했으나 구금 경위와 사유, 장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아미리가 지난해 12월부터 구금돼 있었으며 현재 미국으로 귀국 중"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올해 카타르 중재로 석방된 다섯 번째 미국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약속 덕분에 잘못 구금됐던 아미리가 집으로 귀환한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를 중재한 카타르의 역할에 감사를 표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 여전히 억류 중인 다른 미국인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부당하게 억류당한 모든 미국인이 귀국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번 석방을 더 큰 목표를 향한 '중요한 진전'으로 규정했다.

AP "미국과 관계 정상화 신호"



아미르 칸 무타키(가운데 오른쪽)가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이 28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질 문제 담당 미국 관리 애덤 뵐러(가운데 왼쪽)와 회동하고 있다. 카불=UPI 연합뉴스

아미르 칸 무타키(가운데 오른쪽)가 아프가니스탄 외무장관이 28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질 문제 담당 미국 관리 애덤 뵐러(가운데 왼쪽)와 회동하고 있다. 카불=UPI 연합뉴스


이번 석방은 카타르의 중재로 이뤄졌다. 카타르는 지난 3월부터 협상을 시작했으며, 카타르 외교관들이 미국 인질 담당 특별대표실과 협력해 조율해왔다. 다만 탈레반이 얻은 석방 대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언론은 이번 석방이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에 바그람 공군기지 통제권 반환을 요청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탈레반 측에 바그람 공군기지 통제권을 미국에 반환할 것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나쁜 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인근에 위치한 바그람 기지는 2001년부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공군이 공동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2021년 미군의 철수와 친미 정권 붕괴 이후 탈레반이 점령했다. AP 통신은 미국 억류자 석방을 놓고 "탈레반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염두에 둔 신호"라고 해석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