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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민연금, 갑질 의혹 불거진 실장 대상 조사 착수

이데일리 지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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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민연금, 갑질 의혹 불거진 실장 대상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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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부동산 투자금 '58조' 굴리는 실장 조사 중
외부서 잇딴 투서...채용과정·'갑질 의혹' 제보
"국민연금은 투서 많은 곳…부당한 음해" 반박
이 기사는 2025년09월29일 05시2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민연금이 갑질 의혹이 제기된 부동산실장 A씨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국민연금 부동산실장은 58조원이 넘는 국내외 부동산 투자금을 총괄하는 자리로,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보직이다.

28일 이데일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종합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감사실은 최근 기금운용본부 부동산실장 A씨와 관련한 투서를 받아 조사에 나섰다. 투서에는 A실장의 ‘위계를 이용한 부당 행위 및 업무상 언행 문제’ 등에 대한 제보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남희 의원실 입수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 감사실이 A실장에 대해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년 전 A실장 채용 직전에도 외부 투서가 접수돼 정식 감사를 진행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전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A씨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연금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A씨는 삼성생명,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홍콩·싱가포르 이사, 캐나다왕립은행과 웰스파고은행 홍콩 부동산자산 자본시장 담당 상무 등을 지냈고, 이후 삼성증권 IB 대체투자본부장, 이도 부사장을 역임했다.

채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민연금이 A씨를 채용하려고 한다는 사실이 업계에 알려지자 부동산투자 관련 경력검증 등을 요구하는 투서가 접수됐고, 감사실이 장기간 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같은 해 3월부터 시작된 채용 절차는 연말까지 지연됐다. 당초 6-7월 중으로 예정돼 있었던 최종 합격자 발표도 미뤄졌다. 국민연금 감사실은 장기간 감사 끝에 일부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했고, 채용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A씨는 12월에서야 임명됐다.

그러나 A씨는 당초 국민연금이 공식 공고를 내고 채용하려던 대체투자 수석이 아닌, 부동산실장 자리에 앉았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이사(CIO)는 기존 부동산투자실장 자리에 있던 B 실장을 뉴욕사무소장으로 발령 냈고, 외부에서 영입한 A씨를 그 자리에 올렸다. 국민연금이 공석이 아닌 실장 등의 고위 투자책임자 자리를 비우고 외부 인사로 교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였다.


채용 후에도 A씨의 주요 실무 경력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됐다. 특히 대체투자 수석 자리로 지원을 받아서 선발했다가 끝내 보직을 변경해 채용한 점에 투자업계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투서가 접수됐기 때문에 감사실에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조사 단계에 있다”며 “현재는 정식 감사 단계가 아니다. 문제가 있다면 내부 규정에 따라 정식 감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A실장은 감사에 필요한 내용을 충분히 소명했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A씨는 이데일리에 본인에 대해 단순 브로커나 채권쪽 경력이 많다는 지적은 IB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인은 부동산 특수채권을 주로 다뤄온 전문가이고, 투자 경력도 많다”며 “국내에서도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를 비롯해 수백 건의 부동산 투자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입사 전 국민연금에서 의심한 경력이 7년 반이나 인정되지 않는 바람에 연봉 손해를 보고 들어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외부 투서로 조사를 받는 상황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A씨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다 소명했고, 투서 내용에 대해서 조사가 이미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서는 국민연금에서 자금을 많이 받아가다가 나의 입사 후 투자를 분산하면서 자금을 못 받게 된 곳에서 익명으로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