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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함부터 신채호함까지…부산 앞바다서 펼쳐진 '강군의 위용'

이데일리 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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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함부터 신채호함까지…부산 앞바다서 펼쳐진 '강군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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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설 80주년 기념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 개최
국민·장병 2400명 참석, 해상사열·시범훈련 참관
함정 31척·항공기 18대 참가…K-해양방산 전력 과시
변모한 해군 전력 과시로 '강한해군 해양강국' 각인
[부산=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 창설 80주년을 기념하는 관함식이 26일 부산 앞바다에서 펼쳐졌다. 7년 만에 열린 관함식에서 대한민국 해군 전력의 발전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 앞바다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에는 최신예 이지스구축함과 3000톤급 잠수함, 차세대 호위함 등 우리 기술로 건조된 첨단 함정들이 총출동했다. 우리 해군이 세계적 해양강군으로 성장했음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과시하는 자리였다.

함정 역사 한눈에…해양방산 기술력 뽐내

행사의 중심에는 최신예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과 3000톤급 잠수함 ‘신채호함’이 있었다. 두 전력은 대한민국 해군이 독자적 방산기술을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전력 체계로 진입했음을 상징한다.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만 해도 7600톤급 ‘율곡이이함’과 1800톤급 잠수함 ‘홍범도함’이 최신예 전력이었지만, 불과 7년 만에 구축함은 8200톤급으로, 잠수함은 3000톤급으로 성장했다. 단순히 함정 크기만 커진 것이 아니라 대공·대잠·대함 능력과 장거리 타격 능력까지 갖추면서 강력한 억제력과 유사시 대응 능력을 확보한 것이다.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좌승함인 일출봉함에 탑승한 행사 참석자들이 맞은편 정조대왕함에 걸린 대형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좌승함인 일출봉함에 탑승한 행사 참석자들이 맞은편 정조대왕함에 걸린 대형 태극기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해군)


특히 신채호함은 독자 기술로 건조된 3000톤급 잠수함 3번함으로, 장기간 잠항과 장거리 작전 능력을 보유해 국가 전략자산으로서 의미가 크다.

이번 관함식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끈 전력은 최신예 호위함 ‘충남함’이다. 울산급 Batch-Ⅲ 사업의 첫 결실인 충남함은 3500톤급 규모로, 함대 방공 및 대잠 능력이 대폭 강화됐다. 과거 호위함은 단순히 연안 초계 임무에 집중했지만, 충남함은 사실상 소형 구축함 수준의 성능을 지니며 해상교통로 보호와 분쟁해역 대응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대한민국 해군이 질적·양적으로 한 단계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는 1번함만 전력화 돼 있지만, 향후 6척이 모두 취역하면 각 해역함대 주력으로 활약하며 필요시 기동부대 증원 전력 임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국민과 함께 강한해군 해양강국’ 다짐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해군 함정 및 항공기들이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해군 함정 및 항공기들이 해상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행사에 참가한 국민 참여단이 시승함 마라도함에서 해상사열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행사에 참가한 국민 참여단이 시승함 마라도함에서 해상사열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날 관함식 해상사열은 기동함대사령관 김인호 소장의 해상사열 시작 보고로 본격화 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임석상관)을 비롯한 군과 정부부처, 국회, 유관기관 관계자 300명이 좌승함(座乘艦)인 상륙함 일출봉함(4900톤급)에, 국민참여단 360명을 포함한 초청단체 및 인사 2100여 명이 시승함(試乘艦)인 대형수송함 마라도함(1만4500톤급)과 상륙함 노적봉함(4900톤급)에 탑승했다.


사열은 항공 전력 전시로 시작됐다. 해상초계기 P-8A가 플레어 80발을 발사해 해군 창설 80주년을 상징했고, 이어 F-15K, 링스, MH-60R, MUH-1, FA-50 등 공군·육군·해병대·해경 항공기가 차례로 등장해 해군 80주년을 축하했다.

수상함 사열에서는 기동함대 전력인 세종대왕함, 왕건함, 충남함이 차례로 위용을 드러냈다. 이어 울산급 호위함 부산함, 초계함 광명함, 고속정 편대가 뒤를 잇고, 기뢰부설함 남포함, 소해함 고성함, 구조전 전력인 통영함과 강화도함도 기동했다. 특히 올해 2월 창설된 기동함대 전력이 관함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상징적 의미를 더했다. 기동함대는 유사시 한반도 전역과 원해(遠海) 작전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력으로, 한국 해군의 ‘대양해군’ 지향을 뚜렷이 보여준다. 잠수함 사열에는 박위함, 이범석함, 신채호함이 차례로 항해하며 수중 은밀 전력의 중요성을 알렸다.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좌승함에 탑승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해상사열 함정 장병들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좌승함에 탑승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해상사열 함정 장병들을 향해 경례하고 있다. (사진=해군)


이어진 대잠수함 작전 시범에서는 최신 대잠초계기 P-8A가 소노부이를 투하했고, MH-60R 헬기가 디핑소나를 사용해 적 잠수함을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링스 헬기가 경어뢰를 투하해 가상의 적 잠수함을 격침하면서 대잠 훈련은 마무리됐다.


해상화력 시범에서는 무인수상정 ‘해검’이 참여했다. 정찰 무인기(UAV)와 연계해 표적 정보를 받아 경고사격을 가한 뒤, 구축함 강감찬함, 호위함 경남함,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 신형 고속정이 일제 사격으로 목표를 제압했다. 이는 유·무인 복합 전력 운용이 이미 현실화됐음을 보여준 것으로 미래 해전 양상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해상작전헬기가 잠수함 탐지를 위한 디핑소나를 투하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해상작전헬기가 잠수함 탐지를 위한 디핑소나를 투하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450톤급)이 함포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2025 대한민국해군 관함식’에서 유도탄고속함 한상국함(450톤급)이 함포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국방장관 “대양해군의 웅대한 항로 항해할 것”

대한민국 해군 관함식은 1949년 인천에서 처음 열린 이후 여섯 번째다. 당시 9척의 함정으로 시작된 해군이 이제는 항공기, 수상함, 잠수함을 아우르는 입체기동 전력을 갖춘 세계적 강군으로 자리매김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이번 관함식은 단순한 전력 과시가 아니라, 한반도를 넘어 해양안보를 책임지는 ‘해양강국’으로의 도약을 천명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주변국 해군력이 빠르게 증강되는 현실 속에서, 이번 관함식은 한국 해군이 북한 위협 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에 대한 억제와 대응 능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음을 대내외에 각인시킨 것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의 해군은 더 이상 연안 방어 수준에 머물지 않고, 수상함·잠수함·항공기를 고루 갖춘 세계적 강군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응변창신(應變創新)의 자세로 변화에 앞서 대응하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며 대양해군의 웅대한 항로를 항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