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까지도 잠잠하던 그의 거취 논의가 불과 며칠 사이 뜨겁게 되살아났다.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이 불씨가 됐다.
프랑크 감독은 “나를 포함해 많은 토트넘 팬이 케인 귀환을 바란다. 현실적으로 당장은 어렵겠지만 만일 케인이 돌아오고 싶어 한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 토트넘은 그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덕담을 넘어 구단 수장이 공개적으로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기에 현지에서는 이 발언이 상징하는 바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케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앨런 시어러 최다골 기록(260골)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공격수다.
이미 213골로 토트넘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새긴 그는 다시 EPL 피치를 밟을 경우 개인 기록과 구단 미래 서사를 동시에 책임질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이다.
특히 ‘토트넘의 아들’이란 별명은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팬심을 폭발시키는 힘을 가진 키워드다.
런던 북부 백색 유니폼을 다시 입는 순간 기량이 빼어난 골게터의 이적을 넘어 EPL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이 되는 이유다.
뮌헨 내부 사정에 밝은 '스포르트 빌트' 소속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2026년 이후 케인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올해)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충분한 만족감을 얻고 잉글랜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곧 케인의 커리어 선택을 가르는 기준이 ‘트로피’임을 재확인시켜준다.
토트넘 시절 그는 리그와 컵대회를 막론하고 숱한 득점 기록을 남겼지만 우승컵과는 연을 맺지 못했다.
결국 그 갈증이 2년 전 독일행을 택하게 만든 배경이었다.
뮌헨에서 케인은 숙원을 풀었다. 지난 시즌 그는 분데스리가 우승과 득점왕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며 독일 축구사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EPL에서의 명성에 더해 유럽 빅리그 트로피와 골든 부츠까지 품에 안았다.
하나 여전히 갈망하는 바가 있다.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다. 유럽 최고 권위 월계관이 아직 케인에겐 없다.
만일 이번 시즌 유럽대항전 정상 등정 목표를 달성한다면 케인은 성취감을 안고 ‘귀환 시나리오’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약 5400만 파운드(약 1018억 원)에 다시 데려올 수 있는 권리를 설정해둔 것이다.
이 조항은 단순한 법적 문구가 아니라 구단이 언젠가 케인을 다시 품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장치였다.
최근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도 기자회견에서 조항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케인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만큼 성숙한 선수다. 조항이 있든 없든 선택은 그의 몫”이라 귀띔했다. 뮌헨 내부에서조차 이적 가능성을 전적으로 선수 의지에 맡긴 셈이다.
물론 뮌헨 속내는 명확하다.
뱅상 콤파니 감독은 “케인은 지금 커리어 정점에 있다. 우리 목표는 그가 뮌헨에서 더 많은 우승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라며 복귀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 말은 ‘우승이 전제될 때’라는 조건부 뉘앙스가 더불어 읽힌다. 결국 케인 잔류 여부는 이번 시즌 성적과 직결돼 있다는 해석이 따라붙는 이유다.
현실적인 변수도 있다. 케인과 뮌헨 계약은 2027년까지다.
하나 재계약 논의가 지연되면 뮌헨으로선 내년 여름이 매각 적기로 다가온다. 이적료를 확보해야 할 상황이 오면 토트넘의 바이백 발동 가능성이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
이 탓에 현지 언론은 케인의 잉글랜드 복귀설을 단순 추측이 아니라 실제 가시권에 들어온 시나리오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결국 핵심은 케인의 속마음이다. 토트넘은 단순한 친정이 아니라 그의 모든 경력과 땀이 깃든 ‘축구적 고향’이다. 팬들은 여전히 그의 이름을 노래하고 경기장에는 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트로피 갈증을 해소한 지금 남은 것은 자신을 키워준 무대에서 다시 전설을 써내려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영국 현지에선 이미 “올가을 EPL 최대 화두는 케인의 귀환”이란 말이 공공연히 흐르는 실정이다.
챔피언스리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케인 선택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만일 우승컵을 안는다면 그는 런던으로 돌아올 명분을 갖게 된다. 반대로 뮌헨에서 더 많은 우승을 노린다면 잔류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제 팬들이 기다리는 질문은 단 하나다. 토트넘의 아들이 다시 흰색 유니폼을 입고 북런던을 달굴 날은 과연 언제일까. 그 순간이 다가온다면 이는 어느 스타 공격수의 친정 복귀가 아닌 유럽 축구사 한 페이지를 새로 쓰는 사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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