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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사를 AI가 … 막 오른 AI 신문 시대

매일경제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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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기사를 AI가 … 막 오른 AI 신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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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가 모든 기사를 100%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AI 신문. 총 4쪽으로 발행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가 모든 기사를 100%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한 AI 신문. 총 4쪽으로 발행된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이탈리아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일 포글리오'가 뉴스 제작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세계 최초로 모든 기사를 100%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작성한 AI 버전 신문을 창간한 것. 이른바 '일 포글리오 AI'다. 4쪽 분량의 얇은 신문이지만 여기에 담긴 모든 기사의 본문과 제목은 생성형 AI가 직접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 초판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소개하는 '푸틴, 10명의 배신자'라는 제목이 실리기도 했다.

일 포글리오 AI에는 정치, 경제, 국제 등 신문사가 전통적으로 생산하는 딱딱한 기사가 실리지만, 파격적인 실험의 결과물도 담긴다. '신문을 전적으로 AI가 만드는 게 광기에 해당하는가'를 주제로 한 대담을 AI가 만들어낸 기사가 대표적이다. 현재 일 포글리오는 공식 홈페이지에 '일 포글리오 AI' 섹션을 운영하면서 온라인·지면 기사를 매일 발행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 주요 언론사가 뉴스 제작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면 뉴스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는 온라인상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순식간에 기사를 완성할 수 있고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는 도표나 이미지까지 새롭게 생성해낼 수 있어 기존 뉴스 생산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기사 맞춤 검색이나 추천, 요약, 번역 등 독자 편의를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재 기사 작성과 편집 등에 생성형 AI를 보조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측은 "뉴스 콘텐츠 제작에 생성형 AI를 주로 또는 전적으로 사용할 때는 사용 내역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AI를 활용해 기업의 재무 실적과 같은 데이터 중심 뉴스를 자동 생성해 제공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 역시 대회 결과, 선거 결과 등 단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뉴스를 AI 기사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취재 기자는 심층 보도에 집중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현재 뉴스 분야에서 가장 AI가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은 기사 검색·요약 서비스다.

매경미디어그룹은 미국 AI 기업 퍼플렉시티와의 제휴로 기사 검색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까지 함께 제공하는 'AI 지식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경 지식 검색 AI는 단순히 관련 기사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분석하고 지난 60년간 축적된 자사 뉴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뉴스 콘텐츠 수십 개를 종합해 답변을 제공한다. 퍼플렉시티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매경 홈페이지 내 전체 검색량은 연초 대비 64.4% 급증했고 AI 지식 검색이 전체 검색량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자연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가장 관련 높은 기사에서 검색 의도에 맞는 핵심만 요약해주는 AI 검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AI 기술을 기사 생산·유통 등 뉴스 서비스 전 과정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조선미디어그룹은 교열 AI와 번역 AI, 기사 검색 AI, 팩트 체크 AI, 기사 작성 AI 등을 개발하고 있다.

AI 서비스는 아직 도입 초기인 만큼 독자에게 완전한 신뢰를 얻기까지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는 출처가 분명해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이른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챗GPT' 같은 일반 범용 AI에서 할루시네이션이 종종 일어나는 만큼 AI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는 절대적이지 않다.

AI에 대한 거부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 4~8일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뉴스 생산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5가지 유형 중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대신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해 만든 사진을 넣은 기사'를 뉴스로 보기 힘들다는 응답자가 전체 중 60%로 가장 많았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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