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추가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 혐의와 관련한 보석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재판부에 직접 발언하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는 26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의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보석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진단서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2형 당뇨병, 콜레스테롤, 황반부종 등으로 세 가지 종류의 당뇨약 등을 복용하고 있고 특히 실명 위험성이 있다"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보석될 경우 관계자를 회유하는 등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보석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지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직접 발언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일단 구속되고 나서 1.8평짜리 방 안에서 서바이벌하는 게 힘들었다"면서 "변호인을 접견하는 이유는 사실 왔다갔다하는 그거 자체도 하나의 운동이다. 방 밖을 못 나오게 해서인데 이런 건 약간의 위헌성이 있다"고 입을 열었다.
또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은 특검이 계속 끌어왔다"며 "4월부터 불구속 상태에서 한번도 재판을 빠지거나 하지 않고 특검 소환에 충실히 임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법정에 앉아있으려면 저와 통화를 했거나 관련 있는 사람을 해야 제가 힘들더라도 법정에 앉아있을 텐데 제가 뭐 할말도 없고"라며 "구속이 되면 제가 안나와도 재판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뭐 중요하지도 않은 증인 가지고 자꾸 시간을 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 조사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은 "불구속 상태에서 한두번 나갔는데 사실 14시간 특검에 있어봤는데 6~7시간 조사하고 조서 읽는데 7~8시간이 걸렸다"며 "다 검사고 이야기도 알아듣도록 했는데 조서 자체가 도대체 읽고 설명할 수가 없더라"고 했다.
이어 "질문도 이상하고 답도 이상해서 그걸 변호인이랑 고치는데 나중엔 고쳐도 받아주지 않았다"며 "이걸 처음부터 진술거부를 할 걸 괜히 그래도 제가 검찰 출신인데 그렇게 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해서 했더니 도저히 조서를 열람하고 하기 힘들게 돼 있어서 앞으로는 진술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으로 재판 일정이 많다며 건강이 좋지 않아 재판 출석이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을 일주일에 기소한 것과 예정된 것만으로도 주 4~5회 5일 내내 재판을 해야 되고 주말에 또 특검에서 오라고 하면 가야 된다"며 "제가 지금 예를 들면 뭐 구속 집행 정지를 받을 정도의, 앉아있으면 숨 못 쉴 정도의 그건 아니지만, 지금 법정에 앉아있거나 여기 나오는 것 자체가 보통 일 아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기소의 부당함도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중앙지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했지만 이렇게 검사 120명 수사관 600명으로 조사한 것 아니고 공소사실 많지 않았다"며 "200명 가까운 검사 붙어서 오만가지 기소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신이 기소된 혐의에 대해선 "지금 기소된 사건도 이게 전직 대통령 기소할 만한 건이냐"며 "지금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재량권을 가지고 국정 전반을 운영하는데 유치하기 짝이 없다"라며 "소소한 심부름 같은거 시킬거 있을 때도 경호원이랑 이야기하는데 그 과정에서도 전부 데려다가 직권 남용이라고 이렇게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를 그냥 알아서 하고 기소하고 싶으면 하고 법정에서 유죄되면 차라리 처벌받고 싶은 심정"이라며 "법원에 나오는 거 보통 일이 아니다"고 했다.
보석 청구를 한 이유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다른 것보다도 재판에 나가야할 것 같고 그런데 지금 이상태로는 도저히 힘드니까 그래서 집도 가깝고 하니 지금 보석을 해주면 제가 운동도 하고 영양 보충하고 그러면 변호인이랑 전화 소통해도 되니 그렇게 하면서 사법 절차에 협조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으로는 굉장히 하루 종일하는 이것 감당하는거 자체가 앞으로 주 4~5일인데 굉장히 힘들다"며 "아무래도 법정을 나와야되는데 지금 상태가 힘드니까 제가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싶어서 청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 구속된다면 법정에 나오지 않을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윤 전 대통령은 "거부보다는 원활하게 하기에 체력적으로 힘들다"며 "거부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불구속 상태에서 나오라는데 안나가면 사법 절차가 어그러지기 때문에 일정 조율 등 그런 점이 고려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보석 심문 중계를 불허한 이유도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 1회 공판 절차가 중계되는 이상 공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충분히 보장됐다"며 "보석 절차는 질병 정보 등 사생활 내용이 포함될 수 있어 공익과 침해되는 사생활·비밀에 대한 자유를 비교할 때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송민경 (변호사)기자 mk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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