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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화스와프와 ‘상업적 합리성’, 관세협상 두 원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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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통화스와프와 ‘상업적 합리성’, 관세협상 두 원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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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면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간 관세협상이) 상업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은 자동차 품목관세 인하 조건으로 3500억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2029년 1월19일)까지, 현금이 필요한 지분투자 형식으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달러를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조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칫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대로 외환위기 같은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통화스와프는 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통화스와프를 미국이 수용한다고 해도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표현대로 ‘필요조건’일 뿐이다. 486조원이라는 거액을 누가, 어떻게 조달하느냐 하는 문제는 고스란히 남는다. 현재 정부는 수출입은행이 채권 발행이나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정부가 이를 보증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보증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이 이 정도 자금을 시장에서 차질 없이 조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대미 투자에서 제대로 이익이 발생하지 않거나 손실을 본다면, 이는 고스란히 수출입은행의 부담, 결국은 보증을 선 우리 정부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투자처를 자신들이 결정하고 투자이익은 투자금 회수 전까지는 미국과 한국이 5 대 5, 회수 뒤에는 9 대 1로 나눌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런 일방적인 투자 조건을 국회에서 동의해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이 대통령이 말한 ‘상업적 합리성’은 이런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통화스와프와 ‘상업적 합리성’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마지노선이다. 최대한 지분투자가 아닌 대출과 보증 비율을 늘리고, 투자처 결정에 우리의 의사를 반영시켜야 하며, 투자이익 배분에서도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의 자동차 관세가 15%로 이미 인하된 상황에서 한국만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다. 하지만 급하다고 해서 자칫 국익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내용에 합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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