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만한 독일차'에 비유하며 적극 유치
영국은 아예 비자 수수료 폐지까지 검토
인도·유럽연합 FTA 협상서 쟁점될 수도
중국도 다음달부터 인재 전용 비자 도입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에 취업문이 막힌 고급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섰다. 전문직에 발급하는 이 비자의 70%를 차지, 유탄을 제대로 맞은 인도의 정보기술(IT) 인재들이 1순위 대상이다. 중국도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전문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고급 두뇌 유치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독일이 가장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립 아커만 인도 주재 독일 대사는 최근 엑스(X)에 올린 동영상에서 인도 인재들의 독일행을 적극 권고했다. 그는 특히 독일의 이민정책을 ‘독일 자동차’에 비유하며 “신뢰성이 높고 예측 가능한 독일차처럼 우리는 하룻밤 사이에 규칙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 최고 속도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비자 정책 변화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독일에서 일하는 인도인은 평균적으로 독일의 평균 노동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부각했다. 현재 독일에서 일하는 인도인은 12만4,000여 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IT와 과학, 기술분야에 종사한다.
영국은 아예 비자 수수료 폐지까지 검토
인도·유럽연합 FTA 협상서 쟁점될 수도
중국도 다음달부터 인재 전용 비자 도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뉴저지주 모리스타운공항에서 워싱턴으로 향하기 위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며 손짓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H-1B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에 취업문이 막힌 고급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섰다. 전문직에 발급하는 이 비자의 70%를 차지, 유탄을 제대로 맞은 인도의 정보기술(IT) 인재들이 1순위 대상이다. 중국도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전문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고급 두뇌 유치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독일이 가장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필립 아커만 인도 주재 독일 대사는 최근 엑스(X)에 올린 동영상에서 인도 인재들의 독일행을 적극 권고했다. 그는 특히 독일의 이민정책을 ‘독일 자동차’에 비유하며 “신뢰성이 높고 예측 가능한 독일차처럼 우리는 하룻밤 사이에 규칙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 최고 속도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비자 정책 변화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독일에서 일하는 인도인은 평균적으로 독일의 평균 노동자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부각했다. 현재 독일에서 일하는 인도인은 12만4,000여 명으로 이들은 대부분 IT와 과학, 기술분야에 종사한다.
독일이 적극 구애에 나서는 이유는 고급 인재 유치와 더불어 기술 인력의 공백이 크기 때문이다. 독일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기술 분야 일자리 38만7,000개가 채워지지 않았다. 독일 국민 5명 중 1명이 67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심각한 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도 진행 중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반이민정책을 펴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원내 2당으로 부상한 데다 독일어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영국은 ‘비자 수수료’ 폐지 검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지난 6월 25일 런던 총리 관저에서 국방비 인상 및 대외원조 삭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
영국은 아예 비자 수수료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를 인용 “글로벌 인재 비자(Global Talent Visa) 수수료를 0으로 줄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키어 스타머 내각의 ‘글로벌 인재 태스크포스(TF)가 비자 신청 수수료를 인하하고 외국 학자와 IT 전문가들의 영국 이주를 쉽게 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인재 비자 수수료는 1,000파운드(약 188만 원)로 미국의 기존 H-1B 비자 수수료(1,000달러∙140만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방침에 따라 H-1B는 100배인 10만 달러(약 1억4,000만원)로 오른다.
현재 인도와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인 가운데 '전문직의 원활한 이동 보장'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다음달부터 전용비자 도입
중국은 최근 젊은 해외 인재 유치를 위한 전문비자인 K비자를 신설,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 국내외 유명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학위를 취득했거나 연구 업무에 종사하는 과학기술 인재에게 발급된다.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입국 횟수, 유효 기간, 체류 기간에서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H-1B 비자 수수료 폭등'으로 갈 곳을 잃은 인재들에게 중국행도 대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