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 빠진 관세협상…통화스와프 의제로 올린 한미 재무장관 : zum 뉴스

(서울=뉴스1) =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 24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제공) 2025.9.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나섰지만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정부가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한미 통화스와프가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對美) 투자 패키지, 환율 협상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와 베선트 장관의 면담은 예견된 수순이다. 베선트 장관은 통화스와프 등 외환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이 대통령의 뉴욕 순방길에 동행한 구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에게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을 집중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은 3500억달러(약 492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의 운용 방식을 놓고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 통화스와프다. 사전에 약정한 환율로 일정 시점에 통화를 교환하는 통화스와프는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미 투자펀드 규모인 3500억달러는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 4162억9000만달러의 84%에 해당한다. 미국 요구대로 현금 투자에 나설 경우 외환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미국이 비기축통화국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시적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전례가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무제한 통화스와프 요구는 사실상 '협상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질적 쟁점은 투자펀드의 방식이다. 미국은 지분투자를 요구한다. 반면 한국은 지분 부담을 피하고자 대출이나 보증 방식을 선호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관세 협상은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다.

당분간 양국 간 물밑 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데드라인'으로는 다음달 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거론된다.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이 만나면 협상 결과에 자연스럽게 속도가 붙을 수 있다.

APEC 정상회의까지 실무 협상은 지금까지 전면에 나섰던 '통상 라인'을 대신해 '재무 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다음달 중순에 미국 워싱턴D.C에서 각국의 재무장관이 참석하는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한미 재무장관 사이의 진전된 면담도 양측의 협상 결과에 따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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