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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빵'의 건강은 '영양'이 아니라 '맛'이었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아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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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빵'의 건강은 '영양'이 아니라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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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뚜레쥬르 등 '건강빵' 론칭
칼로리, 당류, 지방함량 등 큰 차이 없어
프리미엄 원재료·식감 개선이 포인트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최근 제빵업계가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시장을 키우고 있는 '건강빵'이 영양학적으로는 기존 빵들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로리나 단백질·당류 함량 등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없었다. 주요 베이커리 브랜드들은 건강빵이 기존 빵에 비해 영양성분이 우수하다기보다는 통곡물을 사용하면서도 식감 등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는 입장이다.

그게 그거?

올해 들어 제빵업계는 '건강한 빵'을 콘셉트로 한 신규 브랜드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저속노화 트렌드에 맞춰 지난 2월 말 프리미엄 건강빵 브랜드 '파란 라벨'을 론칭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신규 건강빵 'SLOW TLJ'를 도입했다. 식품업계 최대의 화두인 '저속노화'에 맞춰 단백질 강화·저당 등의 콘셉트를 내세웠다.

국내에서 빵이 정제탄수화물의 대표이자 비만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이미지 변화를 위해 다양한 통곡물과 씨앗을 넣었음을 강조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실제로 양 사 모두 건강빵 브랜드를 알리며 고단백과 저당 등을 강조해 왔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건강빵 브랜드 빛 일반 식빵 영양성분 비교/그래픽=비즈워치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건강빵 브랜드 빛 일반 식빵 영양성분 비교/그래픽=비즈워치


다만 주요 제품의 영양 성분을 비교해 본 결과 기존 빵과 영양 성분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뚜레쥬르의 SLOW TLJ 제품 중 '저당'을 강조한 'SLOW TLJ 고식이섬유 저당 곡물식빵'의 당류 함량은 100g당 4g으로 기존 쌀식빵(5g)보다 1g 적은 수준이다. 성인 남성의 당류 일일 섭취 권장량이 60g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차이다. 또다른 SLOW TLJ 제품인 '슬로우 오트 식빵'의 경우 나트륨 함량은 일반 식빵에 비해 낮은 편이었지만 나머지 성분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파리바게뜨의 파란라벨 브랜드 식빵인 '단백질 로만밀 식빵'·'홀그레인 오트 식빵'·'고식이섬유 통밀 식빵'의 경우 기존 인기 식빵인 '상미종 생식빵'·'넘버원 우유식빵'과 칼로리는 거의 비슷했고 나트륨이나 단백질, 포화지방 함량에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홀그레인 오트식빵이 당류가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인 100g당 5g으로 낮게 나타난 정도다.

이는 마케팅·건강 포인트로 삼은 '통곡물'의 함량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뚜레쥬르 SLOW TLJ의 '고식이섬유&저당 곡물식빵'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대곡물 호라산밀과 밀기울을 넣었다는 점을 강조한 제품이다. 이 제품의 호라산밀 함유율은 0.5%, 밀기울 함량은 7.6%에 불과하다.


그게 아니라요

제빵 브랜드들은 '건강빵'의 의미를 영양 성분에서만 찾아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일반란 대신 목초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목초란을 사용하거나 프랑스산 버터를 사용하는 등 프리미엄 원재료를 사용하면 영양성분만 보면 비슷하지만 맛에서는 차이가 나타난다.

실제로 파리바게뜨의 경우 파란라벨 론칭 당시 "그동안 건강빵들은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어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며 "누구나 빵을 밥처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통곡물을 사용한 건강빵들이 대부분 식감이 거칠고 맛이 떨어져 선호도가 낮았던 만큼 이를 보완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뜻이다. 건강만을 고려해 통밀 등의 비율을 무작정 높이기보다는 건강과 맛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 성분을 적절히 배합했다는 설명이다.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제품/사진=SPC

파리바게뜨 파란라벨 제품/사진=SPC


영양성분 외 혈당 제어, 단백질 이용률 등의 지표에서 '건강빵'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SPC그룹에 따르면 파란라벨 빵에 사용된 'SPC X 헬싱키 사워도우'로 발효한 빵을 섭취할 경우 미네랄 흡수를 방해하는 피틴산과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프럭탄 함량이 감소했으며, 수용성 식이섬유가 증가했다. 또 단백질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혈당 지수가 낮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식빵 등의 식사빵이 아닌 케이크류의 경우 유의미하게 당류 함유량을 낮추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일례로 파리바게뜨의 '파란라벨 저당 그릭요거트 케이크'의 경우 100g당 당류가 3g에 불과해 일반적인 케이크(15~20g)보다 80% 이상 적다. 일반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저당 케이크로 바꿀 경우 당류 일일 섭취 권장량의 20% 이상을 덜 먹을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맛"이라며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을 지키는 선에서 다양한 곡물을 활용하는 등의 시도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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