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무총장 면담 “유엔 역할 중요해져”
李, 젤렌스키에 ‘고려인 관심·지원’ 당부
24일엔 AI 주제로 안보리 공개토의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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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뉴욕)=서영상 기자·신대원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이후 양자 정상외교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우즈베키스탄과 체코 정상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먼저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면담에서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자주의 협력 체계의 중심인 유엔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고 “국제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심화되면서 분쟁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엔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의 지원 하에 원조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한국이 앞으로 국제사회의 도전과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더 큰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는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안보와도 연계돼 있다”며 “갈등과 대립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엔이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역량 있는 우리 인재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심을 요청했다.
유엔 개혁과 관련해선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추진 중인 개혁에 지지를 표명하고, 유엔이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구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한국과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현명한 접근이라고 평가하면서 유엔도 적극 지원하고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제사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유엔에서 지혜롭고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내면서 주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인도지원과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DGs) 달성, 인권, 가자·우크라이나 등 주요 현안 대응에 있어서 한국이 신뢰받는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과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만난 것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환담을 나눈 이후 두 번째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날 유엔본부 의장실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24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통화를 언급하면서 “우리 대통령님 생일날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 뵙게 돼 반갑다”고 말했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지난번 전화를 해 준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관계 발전 방향과 실질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소통과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우즈베키스탄과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한국의 경제협력 확대 의사를 밝히면서 양국이 철도, 공항, 도로를 포함한 교통·인프라를 비롯해 핵심광물 등 공급망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국가로는 최대 규모인 우즈베키스탄 내 17만여명의 고려인이 정·재계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양국 관계 발전에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환기하면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
아울러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유엔본부 의장실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비롯한 양국 협력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대한민국에서 체코가 프라하 때문에 아주 유명한데 혹시 아시느냐”고 인사를 건넸고, 파벨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 제가 출근하는 길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굉장히 많이 만난다”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한·체코 수교 35주년이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그간 양국관계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수호해 왔다는 공통점을 보유한 만큼 이런 유사성을 상호 공유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파벨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6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최종계약을 수주한 것을 언급하면서 “체코가 한국 기업의 우수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에 기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체코 측이 그간 한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지원해줬다면서 “양국 간 협력이 원전을 넘어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으로 확대돼 호혜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총사업비 약 4070억 코루나(약 26조원)에 달하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1000㎿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건설하게 된다.
계약 체결 이후 한수원과 한국전력이 체코에 원전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불공정 요구를 수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과 파벨 대통령은 이날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24일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고위급 공개토의를 주재한다.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