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동물보호의 날, 작은 배려가 큰 공존으로 [기고]

우리나라는 K-팝, K-드라마, K-푸드에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적 위상을 높여왔다. 다음달에는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국제사회의 중심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국가의 성숙함은 경제 규모나 문화적 성과, 외교적 위상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사회적 약자와 모든 생명에 대한 배려가 생활 속에서 뿌리내릴 때 비로소 국가의 품격이 완성된다.

반려동물은 단순히 ‘함께 사는 존재’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사회를 바꾸고 있다. 공원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늘고, 백화점·쇼핑몰·카페에서도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공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펫푸드, 보험, 여행상품 등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며 2022년 8조 원 규모였던 국내 시장은 2032년 20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한발 앞서 있다. 독일은 헌법에 동물보호를 명시했고, 유럽연합(EU)은 동물을 ‘감각이 있는 존재(Sentient beings)’로 규정했다. 호주에서는 반려동물 장례를 위한 유급휴가를 보장하는 기업까지 등장했다. 동물복지가 법과 제도, 생활문화 속에 자리 잡으며 성숙한 사회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달라진 인식과 시대의 요구에 맞춰,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으로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미래를 열어가며, 단순한 보호를 넘어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동물보호법을 동물복지법으로 개편하고, 반려가구의 양육비 부담을 낮추며, 생명 존중 교육을 강화하고자 한다. 동시에 건강한 반려문화 확산과 연관 산업 육성에도 힘써 동물복지가 제도의 울타리를 넘어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일상의 가치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러한 정책적 의지를 사회 전체가 함께 나누는 자리가 곧 마련된다. 정부는 10월 4일 ‘세계 동물의 날’을 법정기념일인 ‘동물보호의 날’로 지정하고, 첫 기념행사를 26~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한다. 이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미래를 향한 사회적 약속의 장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정부는 제1회 동물보호의 날을 기점으로 동물복지 정책을 더욱 구체화하고,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사회 규범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인간을 대하는 태도다"라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동물을 향한 배려가 곧 사람에 대한 존중이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인다. 동물보호의 날을 맞아 작은 배려가 큰 공존으로 이어지는 사회, 사람과 동물이 함께하는 따뜻하고 품격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