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제기 후 넉 달간 침묵 속 훈련만
메달 소식 전하며 "경솔한 행동 죄송"
"일베 아니라 일베 용어인 줄도 몰라"
'이기야'라는 단어를 썼다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의 회원으로 몰렸던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22·한국체대)이 "그냥 사투리인 줄 알았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해당 논란이 제기된 지 4개월 만이다.
임시현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면서 '일베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다. 그는 "먼저 경솔했던 행동에 대해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운을 뗐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해명하고 싶었지만, 대한양궁협회와의 상의 끝에 일단은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대회 준비에만 몰두해 왔다는 설명도 내놨다.
앞서 임시현은 지난 5월 SNS 게시물로 '활 케이스' 사진을 자랑하면서 "블랙핑크(다) 이기야"라고 적었다. 6·3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올린 붉은색 무늬의 케이스, '이기야'라는 단어에 누리꾼들은 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이기야'는 주로 경상도에서 사용되는 '이것이야' 또는 '이말이야'의 줄임말이다.
메달 소식 전하며 "경솔한 행동 죄송"
"일베 아니라 일베 용어인 줄도 몰라"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1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전을 치른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광주=뉴시스 |
'이기야'라는 단어를 썼다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의 회원으로 몰렸던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22·한국체대)이 "그냥 사투리인 줄 알았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해당 논란이 제기된 지 4개월 만이다.
임시현은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면서 '일베 논란'과 관련해 해명했다. 그는 "먼저 경솔했던 행동에 대해 실망하고 마음 아파하셨을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운을 뗐다. 문제가 불거진 직후 해명하고 싶었지만, 대한양궁협회와의 상의 끝에 일단은 별도의 입장 발표 없이 대회 준비에만 몰두해 왔다는 설명도 내놨다.
앞서 임시현은 지난 5월 SNS 게시물로 '활 케이스' 사진을 자랑하면서 "블랙핑크(다) 이기야"라고 적었다. 6·3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올린 붉은색 무늬의 케이스, '이기야'라는 단어에 누리꾼들은 그의 정치적 의도를 의심했다. '이기야'는 주로 경상도에서 사용되는 '이것이야' 또는 '이말이야'의 줄임말이다.
문제는 이 단어가 '일베'에선 타인 비하·조롱의 용도로 쓰인다는 점이다. 2006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에서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군대 지금까지 뭐했노, 이기야.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말한 걸 일베 특유의 논리로 희화화한 것이다.
양궁 국가대표 임시현이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가 삭제한 활 케이스 사진. '블랙핑크 이기야' 문구 때문에 논란을 낳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임시현은 이날 SNS 글에서 자신의 '일베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제가 일베요? '이기야'가 일베 용어라고요? 국어사전에 등록돼 있는 사투리가 언제부터 일베 용어가 됐나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일베가 아니었기에 일베 용어인 줄 몰랐다"고 억울함을 표한 뒤, "그냥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했을 뿐이고, 새로 받은 활케이스가 맘에 들어 덧붙인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로서 말을 조심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사과의 뜻도 남겼다. 임시현은 "인과응보가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조롱할 생각도, 마음도, 그러고 있을 시간도 없다"며 "저는 국위 선양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시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여자 개인전,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각각 석권했다. 양궁 종목 사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올림픽 모두에서 3관왕을 달성한 한국의 간판스타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