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파이낸셜뉴스 언론사 이미지

"걸음마 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격 따져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KBW 2025:Stable Summit]

파이낸셜뉴스 김동찬
원문보기

"걸음마 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격 따져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KBW 2025:Stable Summit]

서울맑음 / 2.7 °
세션2 최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달러와 상황 달라 규제 없으면 ‘승자독식’
발행인 자격 촘촘하게 설계해야 운영 안정


2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5(KBW2025)'의 '스테이블서밋' 행사에서 황석진 동국대 교수(왼쪽부터), 최재원 서울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구민우 체이널리시스 부사장이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5(KBW2025)'의 '스테이블서밋' 행사에서 황석진 동국대 교수(왼쪽부터), 최재원 서울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고경철 한국은행 전자금융팀장, 구민우 체이널리시스 부사장이 패널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밖에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티라노사우르스가 이미 뛰어노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제 막 알에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공룡이 깨어난 상황이다. 그 차이를 고려해 제도화에 나서야 한다."

최재원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사진)는 2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5(KBW2025)'의 컨퍼런스 '스테이블 서밋(Stable Summit)'에서 "달러 스테이블 코인과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반드시 존재해야 자본·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겠지만 미국과 한국이 다른 상황이라는 점에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국채에 대한 초과 수요가 없는 점을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았다. 그는 "바이낸스에서 만든 BKRW와 테라에서 만든 TerraKRW 등 이미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존재하지만 모두 수요부진으로 거래가 없다"며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도입하면서 시장에 자율성을 부여한 미국과 다르게 국내 시장에 규제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네트워크가 상당히 커 철저하게 승자 독식의 시장"이라며 "별다른 규제가 없을 경우 발행자 입장에서 준비자산의 수익률을 쫓는 위험추구 유인이 증가하고, 감사 직전에만 안전자산을 보유해 규제차익을 노리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유인이 크다"고 짚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최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은 채권을 극도로 유동성이 높은 현금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공개시장 운영과 사실상 동일하다"며 "한국은행 입장에서 단기채 시장에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대형 플레이어가 들어올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인의 자격이 촘촘하게 설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테이블 코인은 안정적 운영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견해와 시장 혁신의 촉진을 위해 장벽을 낮춰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관점이 대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위원은 스테이블 코인 준비자산 정보가 시장에 투명하게 제공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발행자의 상환의무 명문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인에 대한 이용자의 상환청구권 보장은 발행인의 재무상태 악화 또는 파산 시에 대비한 이용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 중요한 제도적 장치"라며 "담보자산을 외부에 분리보관할 의무를 부과하고, 분리보관된 자산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인의 상품설명서의 중요 사항에 대해 거짓의 기재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이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을 발행인에게 부여해야 한다"며 "스테이블 코인 발행인이 안정성 확보 의무를 위반해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배상할 책임을 발행인에게 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김미희(팀장) 장민권 김태일 배한글 김동찬 임상혁 이현정 박경호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