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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시술권' 못 받은 한의사들 반발…의협 "매우 부적절한 시도"

머니투데이 정심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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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시술권' 못 받은 한의사들 반발…의협 "매우 부적절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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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사 면허를 발급받지 않아도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대상군에 의료인 중 '의사'만 포함된 데 대해 한의사들이 반발하자,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매우 부적절한 시도"라며 가로막았다.

23일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입장문을 내고 "최근 문신사법과 관련해 한의계가 문신 시술 권한을 한의사 직역에도 포함해 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런 한의계의 주장은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매우 부적절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0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문신사법안 관련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의견서에 따르면 의협은 지난달 27일 문신사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직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낸 의견서에서 "의사는 이미 의료법상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면허를 갖고 있으므로 별도의 문신사 면허가 없어도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다"며 "의사는 예외로 한다는 등의 명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의 해당 의견이 법사위 전체회의 때 반영돼 단서가 추가 신설된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 /자료=해당 의원실

대한의사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제출한 의견서 일부. /자료=해당 의원실


그간 우리나라에선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침습적 행위에 근거한 '의료 행위'로 판단한 이후, 문신사가 시술하다 적발되면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왔다. 바꿔 말해 문신 시술은 '의료인만 할 수 있는 의료 행위'로 규정돼왔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 5개 직역이 해당한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문신 시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에 한정된다는 얘기다.

이 법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시행되면 '문신사 면허를 딴 문신사'와 '의사면허를 딴 의사'에 한해 문신시술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은 '문신사 면허 프리패스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치과의사·한의사들은 법 제정 이후 문신사 면허를 별도로 발급받아야만 문신 시술을 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이날 한특위는 "문신시술은 단순한 미용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피부 진피층에 색소를 주입하는 침습적 의료행위"라며 "그 과정에서 감염·알레르기·출혈, 패혈증 등 각종 의학적 위험이 발생하며, 심지어 심각한 응급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피부질환·면역학·감염학·응급의학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의학적 전문 교육과 임상 경험이 필수적이며, 이는 의료인 중에서도 '의사'만 갖춘 역량"이라고 주장했다.


/자료=문신사법 수정안

/자료=문신사법 수정안


한특위는 "대법원 판례 역시 문신시술을 의료행위로 명확히 규정해왔다"며 "따라서 문신행위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고, 의학적 전문성과 책임을 가진 '의사'가 시행하는 게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신사법은 본래 의사가 시행해야 할 의료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흐름과 사회적 요구를 감안해 제한적 예외로서 '문신사'라는 제도를 신설한 것"이라며 "이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최소한의 타협안이지, 결코 의료인이라는 이유로 타 직역까지 무분별하게 확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했다.

한특위는 "학문적 기초 원리가 전혀 다르고 침습적 영역이 다른 점을 고려할 때 한의사의 문신 행위는 절대 허용돼선 안 된다"며 "한의계의 주장처럼 일부 한의학 서적에 '자문(刺文)' 개념이 언급돼 있다고 해서, 오늘날의 위생·의학적 리스크를 가진 문신 행위를 한의사의 고유 영역으로 주장하는 것은 억지 논리에 불과하며, 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16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입장문을 내고 "한의사는 침·뜸·부항 등 인체 피부를 자극·침습하는 전문 시술을 오랜 기간 교육받고 실제 임상에서 시행해 온 전문가"라며 "더구나 레이저 등 현대 의료기기를 합법적으로 활용해 두피 문신 등 다양한 진료 행위를 이미 수행하고 있다. 이런 한의사를 배제하는 것은 상식과 합리성, 그리고 현실마저 저버린 폭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의협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전문적으로 심의 올린 법안을, 단지 다른 법과의 충돌 여부만을 판단해야 할 법제사법위원회가 직역 권한을 기습적으로 바꿔버림으로써 보건의료계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문신은 지금까지 시술 시 감염 등의 우려로 비의료인의 시술을 금지하고 의료인의 문신 시술만을 허용해 왔으나, 이번 문신사법과 관련해 법사위에서 갑자기 한의사는 제외한 채 양의사만 가능한 행위로 국한한 것"이라며 "이는 원래의 법사위 권한을 넘어선 명백한 남용이며, 의료계 갈등을 촉발하고 국민을 볼모로 삼는 심각한 입법 왜곡으로 반드시 시정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의협 한특위는 "문신사법에서 의사 외 타 직역이 배제된 건 차별이 아니라,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본질적 목적에 충실한 결과"라며 "그런데도 한의계가 직역 확대만을 앞세우며 국민 안전을 외면한 채 차별 운운하며 사실을 왜곡하는 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한 직역 이기주의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한특위는 "국민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체계에 혼란을 초래하는 한의계의 무책임한 주장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의 범위는 반드시 의사에 한정해야 하며, 어떠한 직역 확대도 용납돼선 안 된다"고 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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