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운위 1년2개월째 계류
새 정부 들어서도 임명 보류 지속
새 정부 들어서도 임명 보류 지속
항공기가 김포공항 활주로 남단 끝에 설치된 진입등을 따라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사진은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된 내용은 아님. |
윤석열 정부 당시 김건희 여사 관련 ‘보은 인사’ 논란을 빚은 한국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역대 최장기간 공석인 상황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에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사장 선임과 관련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항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4월25일 윤형중 전 사장이 임기 도중 퇴임한 이후 1년5개월째 공석이다. 공항공사 사장의 공백 기간은 역대 가장 길다.
공항공사는 전임 사장 퇴임 후 임원추천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7월 후보자 5명을 기재부 공운위에 추천했지만 공운위가 1년2개월째 심의·의결을 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운영법 등에 따르면 공기업인 공항공사 사장은 공운위 심의·의결을 거친 뒤 공항공사 주주총회 의결과 국토교통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항공사 임원추천위가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통상 공운위에 장기간 계류되지 않고 임명이 이뤄졌던 전례와 다른 상황이다. 2013년부터 최근 4명의 사장 임명 사례를 보면 공운위에 후보자가 추천되고 최종 임명되기까지 최소 3주에서 최장 2개월여 소요됐다. 기재부는 염 의원 질의에 “개별 인사 안건에 관한 사항은 공정한 인사 업무 수행 등을 위해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사장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적 논란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공운위에 추천된 후보자 5명에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이 포함된 것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이 대통령 관저 공사 업체로 선정된 논란에 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한 김 전 비서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김 전 비서관의 공항공사 사장 내정설이 돌던 지난해 10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을 만나 김 전 비서관 임명에 반대했다고 알려지는 등 여권 내 알력 다툼 소재로 비화하기도 했다. 이후 12·3 불법계엄 선포에 따른 윤 전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 등 지속된 정치적 혼란 속에서 공항공사 사장 임명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공항공사 사장 공백이 길어지던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했다. 무안공항은 공항공사가 전국에서 운영·관리하는 14개 지방 공항 중 하나다.
이재명 정부가 공항공사 사장 임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 의원은 “낙하산 인사를 무리하게 꽂으려던 윤석열 정권의 시도로 공항공사의 경영 공백이 최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난 만큼 공항공사 경영 정상화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염 의원실 제공 |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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