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래시포드(27)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처럼 행동했다가 벤치로 밀려났다. 23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바르셀로나의 한지 플릭 감독은 훈련과 회의에 늦는 선수는 절대 선발 출전시키지 않는다"며 "래시포드는 지난 주말 경기 당일 아침 훈련에 지각했다. 곧바로 벤치행이 결정됐다"고 전했다.
래시포드는 하루 전 헤타페를 상대로 2025-26시즌 스페인 라리가 5라운드를 펼쳤다. 페란 토레스가 전반에만 2골을 몰아친 가운데 다니 올모의 추가골이 더해져 3-0으로 크게 이겼다. 개막 5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가면서 더할나위 없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래시포드만 긴장된 마음이 표정에 드러났다. 사실 헤타페전에서 선발로 거론됐던 바다. 불과 며칠 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렸으니 기세를 이어 주말 리그에서도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건 믿을 수 없는 경험이다. 지금은 새로운 축구를 배우고 있고 더 나아지고 있다. 내 목표는 오직 챔피언스리그 우승뿐”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잉글랜드 언론의 혹평을 받던 그가 스스로의 가치를 되찾고 있다는 확신을 전한 셈이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 역시 “래시포드는 맨유 시절의 부진을 씻고 뉴캐슬전에서 좌측 공격수로 날카로움을 보여줬다. 플릭 감독이 믿음을 더 굳히게 된 계기”라고 분석했다.
그런데 문제아 기질이 문제였다. 래시포드는 헤타페전 마무리 훈련에 2분 늦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지각이긴 하나, 누구나 일정 수준을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러한 태도 하나가 선발과 벤치 멤버를 가리는 기준이 된다.
래시포드가 한때 맨유에서 에이스로 군림하다가 임대를 전전하는 지금으로 떨어진 것도 행실 문제가 컸다. 지난해 초 래시포드는 아프다는 핑계로 맨유 훈련을 불참한 가운데 클럽에서 포착된 사실이 불거져 크게 논란이 됐다.
래시포드가 말썽을 일으킨 건 파티뿐만 아니다. 2022년 12월에는 늦잠을 자서 팀 미팅에 지각했다. 텐 하흐 감독은 불같이 화를 내며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경기에서 선발 제외시켰다. 그러고도 래시포드는 달라지지 않았다. 클럽 문제를 반복하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맨유도 포기하게 됐다.
그래도 기량은 확실히 올라왔다. 헤타페를 상대로 후반 교체 카드로 그라운드에 들어선 래시포드는 날카로운 돌파와 패스로 올모의 쐐기골을 이끌어냈다. 경기장 위에서 보여준 순간의 영향력은 여전했으나, 바르셀로나에서는 규율부터 제대로 지켜야 선발로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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