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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복사판 이력서’ 홍수…기업이 인재를 가려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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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복사판 이력서’ 홍수…기업이 인재를 가려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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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덕분에 구직자는 채용 공고에 맞춰 이력서를 손쉽게 꾸밀 수 있게 됐다. 지원자에게는 이로운 일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차별성 없는 ‘복사판 이력서’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여전히 이력서를 요구하지만, 특히 기술 업계에서는 전통적 이력서보다 역량 평가, 포트폴리오, 실무 과제에 더 무게를 두는 추세다. 하이어뷰(HireVue) 같은 도구는 AI와 화상 면접을 통해 지원자를 평가하며, 일부 기업은 이력서를 요구하는 대신 링크드인 프로필을 검토하기도 한다.


창의직 종사자와 기술 전문가에게는 포트폴리오와 깃허브 같은 플랫폼이 종종 이력서를 완전히 대체한다. 동시에 링크드인은 네트워크 기반의 ‘살아 있는 이력서’로 자리 잡고 있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내부 인재 이동과 추천 채용이 늘어나면서, 이력서는 선택 사항이 되거나 단순한 형식적 절차로 취급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력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만 의존한다면 뒤처지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 구직자는 이력서와 온라인에서의 존재감, 검증된 역량, 개인 브랜딩이라는 다각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AI가 채용을 더 어렵게 만드는 이유

AI로 다듬어진 이력서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채용 전문가의 약 74%는 “역량 있는 인재를 찾기 어렵다”라고 답했다. 채용 평가 플랫폼 업체 크리테리아(Criteria Corp)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기업은 특히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도구, 특히 오픈AI의 챗GPT는 많은 구직자에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미화하거나 과장하거나, 심지어 면접 답변을 조작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기업 하이어드서포트(HiredSupport) 대표 조엘 울프는 “특히 기술 직군 채용에서 이런 사례가 많다. 문장 구조나 유행어 남발이 너무 티가 난다”라고 지적했다.


크리테리아의 보고서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AI로 꾸며진 이력서 때문에 기업은 양질의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미국,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산업군의 채용 전문가 3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하이어뷰의 역량 보고서(Skills Report)에서는 인재 확보 책임자의 72%가 이력서에 기재된 자기 보고식 역량을 신뢰하지 않으며, 검증된 역량을 기반으로 채용 결정을 내리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하이어뷰 보고서에 따르면, 인재 확보 책임자의 50%는 후보자의 역량을 검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응답자 중 26%만이 현재 자신의 역량 기반 채용 방식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은 또한 불확실성과 비효율적인 도구 탓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지쳐 있는 상태, 이른바 ‘역량 피로(skills fatigue)’를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이어뷰의 최고 과학 책임자 마이크 후디는 “AI 덕분에 구직자가 세련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손쉽게 작성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채용 담당자가 이력서만으로 실제 후보자의 역량과 적합성을 파악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라고 말했다.


Criteria

Criteria



크리테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채용 관리자와 인사 담당자의 약 1/3은 지원자가 AI를 활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1/3은 우선순위 변화로 인해 채용 공고를 내렸다가 철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1/3은 채용 공고당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집필팀은 “채용이 여러 이유로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핵심은 채용 전문가의 3/4이 적합한 역량을 갖춘 고품질 인재를 찾는 것이 어렵다고 답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자신의 이력서가 지원자 추적 시스템에서 걸러지는 것에 불만을 가진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로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과 인재 관리에서 AI 활용이 전년 대비 33% 증가했으며, 채용 관리자는 심지어 AI로 1차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한다.


역량 기반 채용으로의 전환

조사에 따르면 산업 전반에서 금융과 헬스케어 분야가 적합한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가장 많이 호소했으며, 기술 업계는 그 비율이 가장 낮았다. 또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인재 확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고, 대면·현장 근무로 전환한 기업은 원격 근무 기업보다 채용 난관을 보고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한편, 챗GPT나 딥페이크를 활용한 AI 기반 면접 부정행위가 늘어나면서 구글, 시스코, 맥킨지 같은 기업은 실제 대면 면접으로 회귀하고 있다. 지원자 사기를 더 잘 탐지하고, 실제 역량을 더 잘 평가하기 위한 조치다.


이제 많은 기업이 단순한 이력서보다 AI 기반 역량 평가를 활용해 지원자의 실제 능력을 파악하고 있다. 이는 지원자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가 아니라, 지식을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하이어뷰의 후디는 이런 접근이 진정한 잠재력을 발굴하고 미래 지향적 인재 풀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크리테리아와 하이어뷰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앞으로는 35~45%의 기업이 지원자 선발과 인터뷰에 AI 기반 인재 채용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어뷰 조사 결과, 채용 관리자 가운데 68%는 채용 인재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했고, 62%는 편향이 줄었다고, 74%는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보고했다.


후디는 “관성에서 벗어나 직무 시뮬레이션이나 특정 역량 평가처럼 검증된 방식을 도입한 기업은 뚜렷하고 측정 가능한 성과를 얻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 인재 격차 해소하기

양질의 인재를 찾기 어려운 현실은 인재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리테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채용 전문가의 67%가 대부분 산업에서 인재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딜로이트의 최근 보고서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딜로이트는 “기업은 여전히 핵심 인재 부족을 가장 큰 두려움으로 꼽고 있으며, 구직자는 채용 가능성에 대해 절망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어느 쪽도 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2년간 기술 업계에서 대규모 해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 시장에서 인재 부족은 여전한 현실이다. 특히 생성형 AI 도구를 구현·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수요가 두드러진다. 맥킨지는 향후 AI 역량을 갖춘 인재 수요가 공급을 2~4배 이상 초과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격차는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기술 역량과 함께 소프트 스킬 역시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요소로 꼽힌다. 크리테리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현재 가장 중요하게 찾는 역량으로 분석적 사고(analytical thinking)를 꼽았다.


미국 기술 인재 교육 기업 스킬스톰(SkillStorm)의 CEO 저스틴 비아넬로는 “수요가 높은 기술 경력에서 성공하려면 인기 있는 자격증, 실무 경험, 소프트 스킬이 출발점이 된다. 성과를 내는 팀은 궁극적으로 기술 변화에 발맞춰 진화하는 애자일 기반의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라고 말했다.


비아넬로는 최근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팀이 코파일럿, 클로드, 챗GPT 같은 AI 플랫폼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도록 교육한다. 그러나 단순히 도구 교육에 그치지 않고, AI가 의사결정을 보조하고 인간이 최종적으로 감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것이 신뢰, 성과, 윤리를 동시에 확장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성과를 내는 팀은 AI 전문성을 타고나는 게 아니라, 직무에 맞춘 지속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다. AI 시대의 인재 양성은 그때그때 가장 인기 있는 기술을 좇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진화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적응하는 훈련 엔진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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