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친부로부터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딸이 강요에 의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성착취물 제작,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위치추적용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 캡처 |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40대 남성 A씨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성착취물 제작,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위치추적용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취업제한 10년도 명령했다.
A씨는 4년 전 이혼 뒤 두 딸 중 함께 살던 큰딸이 9살 때부터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는데, 이 영상을 발견한 동거녀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알려졌다.
그러나 동거녀는 얼마 후 A씨와 혼인신고를 했고, 피해자 가족 측은 “동거녀의 강요에 의해 탄원서를 썼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은 “새엄마라는 여자가 아이한테 ‘네가 거짓말을 해서 아빠가 벌을 더 받게 됐으니 책임져라’라고 협박했다”며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냐. 살리는 셈 치고 탄원서 써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아이(피해자)가 이게 엄청난 일인지도 모르는 것 같고, 아빠가 밉다는 생각도 못 하는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결국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이 된 올해 초 두 차례나 탄원서를 제출했다.
피해자 가족 측이 공개한 탄원서에는 “비록 제 중학교 졸업식에는 아빠가 오지 못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식에는 아빠가 와 주는 게 제 소원”, “비록 저희 아빠가 저에게 나쁜 짓을 했지만 저에게는 하나뿐인 아빠”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행위를 축소하거나 합리화하는 등 반성의 태도가 미흡한 점, 그 밖의 피고인의 정신 상태 등을 종합하면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강요와 협박이 있었다는 피해자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 측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린 친족을 상대로 한 학대나 성폭행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 탄원이 가해자 감형 요소로 쓰이는 판례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는 과거부터 법조계 안팎에서 계속됐다.
미성년 자녀 성폭행 등 특정 사건은 가해자와의 관계 때문에 피해자 실제 의사가 오염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변호사 출신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SNS를 통해 “피해 아동이 본인을 아프게 한 사람을 벌할지 고뇌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가혹한 고통”이라며 “아동학대의 경우 피해자 처벌 불원 의사를 인정하지 않도록 특별감경 사유에서 삭제하도록 하는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2020년 대법원 3부는 딸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부에게 징역 6년의 형을 확정하면서 ‘피해를 거짓으로 신고했다’는 딸의 탄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친족 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한 미성년자의 피해자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협박 등으로 번복될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며 원심판결이 옳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대법원은 자신에게 성병을 옮겨주면 대신 치료 약을 받아 주겠다며 딸을 성폭행한 친부에게 징역 13년형을 확정하면서 딸의 처벌불원서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재판부는 “피고인의 부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던 피해자 어머니의 증언 태도 등에 비춰 볼 때,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자신의 신고로 아버지인 피고인이 처벌받고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 데 따른 고립감, 부담감, 죄책감의 발로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처벌불원이란 피고인이 범행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합의를 위한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 피해에 대한 상당한 보상이 이뤄졌으며, 피해자가 법적·사회적 의미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이를 받아들여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