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서울 거주민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 건수가 3개월 연속 3000건을 넘어서며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19일 기준 지난달 경기도 집합건물을 매수한 서울 거주자는 총 3463명으로, 전월(3349명) 대비 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거래분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최종 수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5.9.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6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가 사라졌다. 아파트 10채 중 8~9채는 집값이 6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다. 불과 10여년에는 10채 중 8채가 6억원 이하였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6억 원 이하 서울 아파트가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가 위태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에서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거래에서 6억 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80.5%에서 2025년 15.8%로 급감했다. 10년 만에 서울 아파트 10채 중 8채가 6억 이하였던 시장이, 이제는 2채도 채 남지 않은 시장으로 달라진 것이다.
2015년 100채 중 1~2채(1.3%) 정도로 드물었던 15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는 10년 새 10채 중 2~3채(27.3%)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은 12.6%에서 23.6%로,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비중은 5.6%에서 33.3%로 각각 2배, 6배가량 늘어났다.
최근 10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금액대별 매매거래 비중/그래픽=윤선정 |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 현실은 더 심각하다. 자녀 계획까지 고려하는 신혼부부 등 2인 이상 가구에게 필요한 최소 주거 면적인 전용 50㎡ 이상으로 조건을 좁히면, 6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2015년 78%에서 2025년 9.2%까지 떨어졌다. 10년 만에 신혼부부가 구매를 고려할 만한 아파트 시장이 8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셈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은 신혼부부가 살만한 아파트가 아예 없었다. 강남구, 서초구, 성동구, 용산구, 마포구, 송파구 6개 구에서는 전용 50㎡이상 6억 이하 거래 비중이 1% 미만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시장에서 해당 거래가 소멸했다는 설명이다.
과거 중산층의 주거지로 여겨지던 동작구(1.1%), 영등포구(1.2%), 동대문구(5.0%)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울 13개구에서 6억 이하 거래 비중이 5% 이하로 나타났다.
현재 6억 이하 거래 비중이 30%를 넘는 곳은 도봉구(60.3%), 금천구(50.5%), 강북구(34.7%), 노원구(32.7%), 중랑구(32.6%) 등 5개 구에 불과했다. 청년·신혼부부의 주거 선택지가 점차 서울 외곽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거 안정 정책이 급변한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서민·청년층 지원 정책인 '보금자리론'은 6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지만, 정작 서울에서는 이 대출로 살 수 있는 아파트 자체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청년 세대가 서울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로 진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발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며 "대출 기준의 현실화와 함께 청년과 신혼부부가 실제로 접근 가능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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