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비상계엄 비선 책사’인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현역 준장 진급에 힘을 써주고, 계엄 석달 전부터 이 준장과 수십차례 통화한 사실을 특검이 포착한 것으로 21일 파악됐다.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현역 준장의 계엄 가담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통화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9~12월, 노 전 사령관이 ㄱ준장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사흘 전인 지난해 11월30일 ㄱ준장과 다섯 차례 통화했고, 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5분에도 ㄱ준장에게 전화를 걸어 1분 이상 통화했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나흘 내내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 공관을 방문하며 계엄 준비 작업에 착수했던 점을 고려하면,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이 ㄱ준장과 계엄 계획 등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ㄱ준장은 지난해 11월25일 장군으로 진급했는데, 노 전 사령관이 ㄱ준장 진급에 관여했다는 정황은 앞선 경찰·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이 확보한 노 전 사령관의 차량 블랙박스 녹취록을 보면, ㄱ준장의 장모는 비상계엄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2일 노 전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위의 장군 진급에 힘써줘서 고맙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에 노 전 사령관은 ‘마지막까지 씹는 놈들이 있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잘 극복됐다’는 등의 인사 과정을 설명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통령 안 됐으면 어떻게 걔를 도와줬겠냐”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통화에서 ㄱ준장 장모에게 “(윤 대통령을)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어요, 비선으로”, “며칠 지나면 뭐 제가 왜 바빴는지 아실 거예요”라며 계엄 실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ㄱ준장의 장성 진급이 이례적이었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된 상태다. 군 인사 관계자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ㄱ준장은 대령 시절 장군 진급과 거리가 있는 보직을 맡다가 막판에 핵심 보직으로 이동했다며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보직 이동은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앞서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8~9월 김봉규 정보사령부 대령과 구삼회 전 육군 기갑여단장(준장)에게서 진급 청탁 명목으로 26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로 기소됐지만, 이들의 진급은 성사되지 않았다.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장성 인사 관여 여부도 수사 중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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