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베트남에 녹아든 오리온.."브랜드 자체로 아우라, 꾸준히 사랑받길"

머니투데이 호치민(베트남)=차현아기자
원문보기

베트남에 녹아든 오리온.."브랜드 자체로 아우라, 꾸준히 사랑받길"

서울맑음 / -3.9 °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2-K푸드 대장정>오리온②1등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

[편집자주]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재도약과 도태의 갈림길에 섰다. 'K웨이브'로 달궈진 'K산업'의 성장엔진이 식기 전에 글로벌 영토 확장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머니투데이는 전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푸드·리테일·패션·뷰티' 등을 중심으로 'K이니셔티브'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현장을 집중 조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왼쪽부터)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정종연 마케팅 팀장 상무, 문영복 오리온 베트남법인 연구소장./사진제공=오리온

(왼쪽부터)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정종연 마케팅 팀장 상무, 문영복 오리온 베트남법인 연구소장./사진제공=오리온



오리온 베트남 법인이 올해 하반기 저당 초코파이와 커스타드(현지 제품명 쿠스타스) 신제품을 출시한다. 베트남에도 불고 있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에 맞춘 것으로 오리온이 스낵기업을 넘어 건강까지 생각하는 종합 식품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담은 행보의 일환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오리온 베트남 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문영복 전무(연구소장)와 정종연 상무(마케팅 팀장)는 향후 베트남 시장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상무는 "건강을 중시하는 추세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앞으로 과자를 넘어 식품 분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너지바와 단백질 드링크와 같은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제품군 출시를 검토 중이다.

기존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는 오리온이 1995년 수출로 첫 발을 내딛은 이후 30년간 베트남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덕분에 오리온은 파이류와 감자칩 등 스낵류로, 2000년대 초반에는 젤리까지 조금씩 상품 카테고리를 넓히며 시장을 넓힐 수 있었다. 문 전무는 "진출 초반에는 초코파이, 카스타드와 같은 한국에서 히트한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신뢰를 쌓는데 집중했다"며 "이후에는 제품 카테고리를 조금씩 확장해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제품과 베트남 문화 DNA(유전인자)를 접목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했다"고 전했다.

초코파이가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오리온만의 기술력이었다. 베트남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에도 초코파이가 유통 중에 녹거나 상하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현지에서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각인됐다. 정 상무는 "다른 기업에서는 비용 문제로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현지 영업망을 만들고 직영업을 하면서 판로를 뚫은 것 역시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됐다"며 "초코파이의 힘과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진출 초기에 과감하게 투자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지난해 설립 이래 최초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베트남 법인은 오리온 전체 매출에서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리온의 해외 진출 전략의 핵심 교두보로 자리매김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된다.

오리온 베트남 법인 매출 추이/그래픽=김다나

오리온 베트남 법인 매출 추이/그래픽=김다나



베트남 식음료 트렌드도 한국 못지 않게 빠르게 바뀌고 있다. 소비 수준이 올라가면서 상품에 대해 고객들이 기대하는 것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20대부터 40대 사이 연령층이 전체 인구의 약 40%에 달하다보니 SNS(소셜미디어)를 통한 식음료 트렌드 확산이 빠른 편이다. 오리온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발빠르게 제품을 내놓고 있다. 문 전무는 "진출 초기에는 맛과 식감 등 제품의 기본 속성이 중요했다면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는 제품 외관은 물론 상품에 담긴 스토리텔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보인 '봉방(Bong Bang·한국 제품명 참붕어빵)'이 대표적이다. 한국의 콩쥐팥쥐와 유사한 베트남 전래동화 '떰깜(Tam Cam)'과 이를 모티브로 한 인기가요 '봉봉방방(Bong Bong Bang Bang)'에서 따온 이름이다. 떰깜에서 물고기는 한국의 콩쥐에 해당하는 '떰'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주는 존재로, 베트남에서 물고기가 친근한 이미지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한국처럼 베트남 역시 가족중심 문화가 있는 만큼 포장지에 '정(Tinh)'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도 주효했다.

오리온은 이미 베트남에서 현지 기업 이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정 상무는 "진출 초기엔 K푸드, 한국이라는 네임 밸류가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오리온이라는 브랜드 자체로 아우라를 갖추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전무는 "더 나아가 베트남에서 1등 종합 식품기업이 되는게 목표"라며 "한국 기업이지만 꾸준히 사랑받는 기업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정종연 마케팅 팀장 상무, 문영복 오리온 베트남법인 연구소장이 오리온 스낵을 맛보는 모습./사진제공=오리온

(왼쪽부터) 오리온 베트남 법인의 정종연 마케팅 팀장 상무, 문영복 오리온 베트남법인 연구소장이 오리온 스낵을 맛보는 모습./사진제공=오리온



호치민(베트남)=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