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시간 통화…中 틱톡 미국 사업권 매각 합의한 듯
트럼프 "내년 초 방중,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 방미"
관세전쟁, 반도체·희토류 수출통제 등 해법 도출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활짝 웃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난다.
무역·관세전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들어온 미중 정상이 6년만의 재회를 예고하면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세계 안보와 무역의 향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글로벌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마지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전화통화 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담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양측 모두 APEC에서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의 APEC 회동이 정식 회담이 될지 약식 회동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초 중국 방문과 시 수석의 방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내가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경우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8년여 만에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시절인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 주석은 이보다 앞서 2017년 4월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다음달 경주에 이어 내년 중국에서 회동을 이어갈 경우 미중간 관세전쟁과 반도체·희토류 수출 통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적 충돌 우려 등과 관련한 타협점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한 첫 단추가 다음달 경주 APEC 정상회담이 되는 셈이다.
두 정상은 이날도 무역·관세 현안과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처리 문제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집권 2기 출범 직후 대(對)중국 관세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해법 등 국제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특히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날 통화에서 사실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 게시글에서 "무역, 펜타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매우 중요한 여러 현안에서 진전을 이뤘다"며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매각) 승인을 감사하게 생각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시 주석과 거의 2시간 동안 통화했다"며 "시 주석은 신사였고 시 주석에게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했다"며 "시 주석도 종전을 원하고 이제 우리와 협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대신 러시아 무기공장에 필요한 원자재 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다고 비판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날 통화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이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양국 관계와 관심사에 솔직하고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다만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일방적 무역 제한 조치를 피해 협상 성과를 흔들지 말아야 한다"며 틱톡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는 균형 잡힌 해결책을 원하고 미국이 개방적이고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무역협상 진전과 틱톡 문제 합의를 확인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와는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낸 대목이다.
신화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두 정상의 APEC 만남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시 주석의 방미 계획 등도 별도로 보도하지 않았다.
두 정상의 이날 통화는 지난 14∼1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처리에 대해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데 이어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틱톡 문제를 두고 양국이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며 시 주석과 통화 계획을 밝혔다.
두 정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올해 1월에 이어 지난 6월 한차례 통화했다.
뉴욕=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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