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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지하지 않았어도…“21대 대선 자체가 우울감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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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지하지 않았어도…“21대 대선 자체가 우울감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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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은 뒤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우울감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결과를 떠나 12·3 내란사태로 촉발된 6개월여의 정치적 불안정이 해소된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 효과가 있었음을 드러낸 결과로 풀이된다.



고려대 강우창·한규만·강준 교수팀은 19일 국회입법조사처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정당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민주주의와 정신건강: 선거를 통한 치유’를 발표했다. 서울대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 유권자 254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패널조사를 바탕으로, 21대 대선 전후 유권자의 심리적 상태를 비교·분석한 내용이다.



연구팀 분석 결과, 대선 전인 1차 조사(5월21일~30일) 당시 평균 6.41점을 기록했던 유권자의 우울 점수는 6월3일 대선 이후인 2차 조사(6월5일~13일)에서는 5.74점으로 낮아졌다. 우울증 증상들에 스스로 점수를 매겨 산출하는 우울 점수는 그 수준이 낮을수록 우울감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민주주의 만족도 점수는 5.43점에서 5.71점으로 0.27점 증가했다.



대선으로 인한 우울감 해소는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강우창 교수는 “분석 결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의힘 집단에서도 우울증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정치 성향과 우울감 점수를 교차해 회귀분석한 결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유의미한 확률로 우울감 감소가 나타났다는 의미다. 다만 이들이 느낀 민주주의 만족도는, 이재명 후보 지지층과 달리 다소 떨어진 결과가 나타났다.



강 교수는 유권자들의 우울감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줄어든 데 대해 “(1차·2차 조사 사이 기간이) 짧았던 만큼 선거 이외의 변수로는 설명할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치적 불안이 해소됐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안도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사회적 성차별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여성의 지위 향상을 외려 역차별로 느끼는 ‘현대적 성차별주의자’가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다는 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고려대 박선경·유금희 교수팀은 젠더 인식에 따른 대통령 후보 평가 경향을 분석한 뒤, “현대적 성차별주의자일수록 이재명 후보보다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할 확률이 높았다”고 했다. 반면 전통적 의미에서 여성을 보호하고 돌봐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온정적 성차별주의자’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특히 “남성의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 확률은 40대 중반까지도 유의미하게 여성보다 높았다”며 “청년 세대 내의 현대적 성차별주의가 40대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1대 대선을 통해 젠더 격차가 20~30대를 넘어 40대까지 확대된 양상이 드러났다는 의미다.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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