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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밥, 너무 맛있었어요"…단골가족 울린 백반집 사연 '눈물'

아이뉴스24 김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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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밥, 너무 맛있었어요"…단골가족 울린 백반집 사연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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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한 누리꾼이 오래 다니던 동네 백반집이 문을 닫게 된 사연을 전해 감동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식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픽셀스]

한식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 [사진=픽셀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쓴이 A씨는 "다니던 백반집의 마지막 날"이라고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그가 결혼 전부터 다니던 '집밥' 같은 한 동네 백반집이 있었다.

A씨는 "아주머니였던 사장님이 할머니로 변할 때까지 다녔고 아내도 이 집을 좋아한다"며 "애가 셋인데 이 집 백반을 잘 먹는다"고 전했다.

'오늘은 밥하기 싫다'는 날이면 가족 모두 함께 그 백반집을 찾곤 했다고.

A씨는 "식당을 찾을 때마다 사장님은 김과 계란프라이를 내주며 '백반집에서 반찬값을 추가로 돈 받는 집이 어디 있어' 하시며 돈도 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날 아이들과 함께 백반집을 찾았더니 백반상에 닭도리탕이 큰 냄비로 따로 올라왔다고 했다.

A씨는 "'와 어머니, 이게 뭐예요?'라고 물었더니 사장님은 슬픈 듯하면서도 밝은 목소리로 '나 이제 가게 안 해. 이제 저 영감하고 놀러 다닐 거야'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옆에서 늘 투박한 손으로 서빙을 도와주던 사장님의 남편이 치매 초기라는 것이다.


백반집 사장님은 "기억이 있을 때 좋은 걸 보여주고 싶다"며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A씨는 "남편분은 늘 '죽여줘~'라며 '오늘 열무김치 죽여줘~' '오늘 갓김치 왔어 죽여줘~' 라고 말하셨는데 이날은 말 없이 TV만 바라보고 계셨다"고 밝혔다.

그는 "순간 눈물이 울컥 쏟아졌는데 사장님은 주름진 손으로 김을 아이들에게 건네며 '많이 먹어, 강아지들. 오늘은 내가 구운 김이여' 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의 가족들은 그날 늘 계산하던 것의 몇 배의 값을 내고 나왔다고 한다.

그는 "아내가 눈물을 흘리다가 현금을 뽑아 편의점 봉투에 넣어 '식사 값'이라고 건넸다"며 "건강하세요. 두 분의 기억 중에 이 여행의 기억은 꼭 잊히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밥, 너무 맛있었어요"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연에 누리꾼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좋은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단골손님이 있었다는 것이 사장님 내외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일 것"이라고 전했다.

"치매는 꼭 정복됐으면 하는 질병이다" "진짜 속상하고 나도 눈물이 난다" "두 분이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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