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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실물경제 침체…금융시장 과열 불러와"

이데일리 정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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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실물경제 침체…금융시장 과열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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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형기업 도산건수, 15년만 최고치
유동성 다 회수되지 않은 채 다시 유동성 구간
경기 불확실성으로 실물경제로 투입되지 못한 채 자산가격 끌어올려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ㄴ[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연방준비은행(Fed·연준)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보호무역 강화와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며 실물경제는 위축되는 반면, 금융시장만 과열되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美 기업 도산 446건, 2010년 이후 최대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의 대형 기업 도산 건수는 4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고용시장도 둔화세를 보이며 연준은 17일 0.25%의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일본은행을 제외한 주유 중앙은행들은 줄줄이 금리를 내리고 있다. 연준은 연내 추가로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금리 인하에 나설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17일에는 캐나다와 인도네시아도 금리 인하에 나섰다. 마루야마 요시마사 SMBC닛코증권 수석마켓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선진국의 평균 정책금리는 2024년 8월의 4.2%대에서 3%로 내려왔다.

문제는 이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풀린 유동성이 여전히 흡수되지 못한 채 새로운 유동성이 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2022년 이후 정책금리를 5%대까지 끌어올렸지만 금융이 충분히 긴축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위기 때 각국 정부는 총 12조 달러의 재정·금융 지원책을 내놓았고, 미·일·유럽 중앙은행도 10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공급했다. 완화 자금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세계의 자금 공급량은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의 14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위험투자 대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운용 잔고는 7조 3000억달러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3조 6000억달러)에서 두 배로 늘었다. 헤지펀드 자산 잔고도 3조 2000억달러에서 4조 7000억달러로 증가했다. 닛케이는 “연준이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대폭 금리 인하를 외면한 이유는 이미 투자자금이 세계 시장에 풀려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불타오르는 금융시장…실물시장은 ‘침체’

완화 기대감으로 금융시장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일본·유럽의 주식은 최고권에 있으며 9월 들어 한국·대만·인도네시아 주식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격 상승은 자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있고 이어지고 있다. 통상 주가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뉴욕 금 선물은 16일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일시적으로 하락했던 미국 국채도 다시 매수세가 붙었고, 비트코인 역시 고가권을 유지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자산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실물투자의 침체는 금융시장 자금유입으로 이어진다. MMF에 들어간 자금원의 30%가 민간 기업이다. 관세 정책으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자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미루고 자금을 금융시장에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딜로이트는 미국의 설비 투자가 2025년 전년 대비 0.8% 증가, 2026년에도 0.5% 증가에 그쳐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도 1~7월 민간 고정자산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유럽 역시 4~6월 총고정자본형성이 전기 대비 1.7% 줄었다. 반면 세계 상장기업의 비트코인의 보유액은 12조엔으로 1년 만에 2.6배 불어났다.

닛케이는 “연준은 금리 인하 이유로 고용하방 리스크를 지적했지만, 원인은 금리가 아닌 관세”라고 꼬집었다. 미국 대형가구업체 앳홈은 관세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증가를 이유로 지난 6월 미국 연방파산법(챕터11)를 신청해 경영파산하고 이달 말까지 약 30개 매장을 폐점했다. 6월에 챕터11을 신청한 일본 자동차 부품 대기업 마렐리홀딩스도 사업 재건 악화의 이유 중 하나로 관세를 들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세계 고용 전망을 700만명분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