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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새로운 윈도우 네이티브 앱, 실용성과 전략을 겸비한 이중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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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새로운 윈도우 네이티브 앱, 실용성과 전략을 겸비한 이중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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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지금이 몇 년도였더라?


구글이 새로운 윈도우 네이티브 데스크톱 앱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치 마이크로소프트 OS 안에 구글 인텔리전스가 직접 탑재된 것처럼, PC에 온디맨드 검색 기능을 그대로 가져오는 듯한 데자뷔 같은 순간이다. 이 앱은 크롬OS의 일부 장점을, 보다 다재다능하고 때로는 비즈니스 환경에 더 적합한 윈도우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 시도는 사실 2004년, 이른바 ‘PC 원시 시대’에 구글이 내놓았던 구글 데스크톱(Google Desktop)과 거의 흡사하다. 그러나 잠재력이 커 보였던 다른 여러 구글 프로젝트들처럼, 이 앱 역시 결국 몇 년 뒤에는 방치되다가 완전히 중단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구글은 구글 데스크톱 서비스 종료 당시 “로컬에서 클라우드 기반 저장·컴퓨팅으로의 거대한 전환이 일어났고, 대부분의 최신 OS에 검색 및 위젯 기능이 기본 통합됐다”라는 이유를 들며 더 이상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데이터에 즉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곧 구글 데스크톱의 목표였던 만큼, 해당 제품은 중단된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여전히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데이터에 즉시 접근할 수 있고, 대부분은 클라우드 중심 저장·컴퓨팅에 크게 의존한다. 게다가 사실상 모든 OS에는 기본 검색 기능이 내장돼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달라진 건 무엇일까? 바로 사용자가 정보를 검색하고 찾아내는 방식 전반, 그리고 동시에 구글이 사용자에게 다가가 자사 서비스와 끊임없이 연결되도록 만드는 방식이 거의 전부 바뀌었다는 점이다.


다시 돌아온 ‘구글 포 윈도우’

이번에 공개된 구글 윈도우 앱은 미국 내 윈도우 10 이상 사용자라면 누구나 간단히 다운로드해 설치할 수 있다. 다만 개인용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하며, 기업용 구글 워크스페이스 계정을 가진 사용자도 설치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반드시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해야 한다. 또한 이 앱을 사용하려면 만 13세 이상이어야 한다.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하면 한 번 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그다음부터는 사용법이 매우 단순하다. 어떤 작업 중이든 Alt 키와 스페이스바를 동시에 누르면, 화면 위에 간단한 구글 프롬프트 창이 떠서 바로 검색을 실행할 수 있다.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은 Alt +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나타나는 간단한 프롬프트 창이다.JR Raphael, Foundry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은 Alt +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나타나는 간단한 프롬프트 창이다.JR Raphael, Foundry


이 창에서 사용자는 로컬 PC의 앱이나 파일, 구글 드라이브 문서, 그리고 물론 웹 전반의 방대한 정보까지 원하는 무엇이든 검색할 수 있다.


하나의 간단한 창에서 PC 내부, 구글 드라이브, 그리고 웹 전체에 걸쳐 원하는 정보를 모두 검색할 수 있다.JR Raphael, Foundry

하나의 간단한 창에서 PC 내부, 구글 드라이브, 그리고 웹 전체에 걸쳐 원하는 정보를 모두 검색할 수 있다.JR Raphael, Foundry


일반적인 웹 검색을 실행할 때 구글 제미나이 AI 챗봇의 답변은 의외로 기본값이 아니다. 검색 결과 상단에는 종종 AI 오버뷰(AI Overview)가 표시되는데, 이는 일반 웹 브라우저에서 같은 검색을 했을 때 볼 수 있는 결과와 동일하다.


기본적으로 구글 윈도우 앱은 일반 웹 검색 결과를 표시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AI 오버뷰를 포함한다.JR Raphael, Foundry

기본적으로 구글 윈도우 앱은 일반 웹 검색 결과를 표시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AI 오버뷰를 포함한다.JR Raphael, Foundry


하지만 전환 옵션이 있다. 구글 윈도우 앱 우측 상단의 프로필 사진을 클릭해 설정 메뉴로 들어가면, 모든 일반 검색에 대해 구글의 AI 모드(AI Mode)를 적용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구글 윈도우 앱에서 AI 모드는 기본적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JR Raphael, Foundry

구글 윈도우 앱에서 AI 모드는 기본적으로 활성화돼 있지 않다.JR Raphael, Foundry


AI 모드 전환 옵션을 켜면, 로컬 PC나 구글 드라이브와 연결된 데이터를 찾는 요청이 아닌 이상, 앱에 입력하는 모든 검색은 전통적인 웹 검색 결과 목록 대신 대화형 챗봇 스타일 질의응답 화면으로 표시된다.


AI 모드를 활성화하면 구글 윈도우 앱은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불편할 수도 있는 챗봇 인터페이스로 전환된다.JR Raphael, Foundry

AI 모드를 활성화하면 구글 윈도우 앱은 상황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불편할 수도 있는 챗봇 인터페이스로 전환된다.JR Raphael, Foundry


구글 윈도우 앱의 팝업 검색창 오른쪽에는 카메라 아이콘도 있다. 이를 클릭하면 화면의 원하는 영역을 사각형으로 지정해 그 안의 콘텐츠를 구글에서 검색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화면 캡처에 담긴 내용을 분석하거나 관련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구글 윈도우 앱은 사용자를 대신해 스크린샷을 캡처하고 이를 분석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JR Raphael, Foundry

구글 윈도우 앱은 사용자를 대신해 스크린샷을 캡처하고 이를 분석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JR Raphael, Foundry


지정한 화면 영역에 문자가 포함돼 있다면, 구글 윈도우 앱은 그 텍스트를 추출해 복사·붙여넣기 할 수 있게 해주거나, 즉시 다른 언어로 번역한다. 사실상 구글 렌즈(Google Lens) 안드로이드 앱의 기능을 윈도우 환경에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을 통해 사용자는 윈도우에서 곧바로 구글 렌즈 기능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JR Raphael, Foundry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을 통해 사용자는 윈도우에서 곧바로 구글 렌즈 기능을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JR Raphael, Foundry


사용 방식이 어떻든,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은 로컬 PC나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된 데이터뿐 아니라 웹 전반의 정보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특정 프로그램을 열어 별도의 프롬프트에 접근할 필요도 없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의 불편한 기본 검색 기능에 의존할 필요도 없다. 사용자가 진행 중인 작업을 멈추지 않고도 화면 위의 정보와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지원한다.


다시 말해, 이 앱은 구글을 윈도우의 네이티브 기능처럼 느끼게 만든다. 이미 구글 생태계에 깊이 들어와 있는 윈도우 사용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경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최근 들어 구글의 영향력과 존재감이 도전받는 시점에 구글이 얼마나 영리하게 자사 서비스를 경쟁 플랫폼 사용자의 생활 속에 녹여내는지 보여주는 전략적 행보다.


가장 의외인 부분은 새로운 구글 윈도우 앱에서 제미나이와 구글 AI 시스템이 전면에 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는 먼저 앱을 검색 도구로 익숙하게 사용하도록 만든 뒤, 점차 제미나이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사용자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 분명 구글의 당면 목표는 제미나이를 모든 접점에 노출시키고, 이를 범용 비서이자 답변 엔진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만 제미나와 같은 LLM을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는 여전히 심각한 한계와 위험이 따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윈도우 앱이 구글의 목표를 확장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기술 사용 습관이 급격히 변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같은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직접 하루 정도 이 도구를 써본 결과, 윈도우 중심 환경에서 업무를 보는 사용자라면 즉각적으로 실질적인 도움과 매력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흔치 않게도 기업의 이해와 소비자의 이익이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며, ‘윈-윈(win-win)’ 사례라 부를 만하다.


머릿속에 남은 유일한 질문은 이것이다. 구글이 이번 앱을 끝까지 밀고 갈지, 아니면 또다시 ‘구글 묘지’에 묻힐 유망한 프로젝트로 전락할지다. 안타깝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구글 스스로조차, 그리고 구글의 AI 기반 검색 마법조차 아직 답을 내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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