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의 공식 별장 체커스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영국을 2번째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불법 이민 문제를 군대 투입으로 해결하라고 조언했다.
18일(현지시간)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총리의 공식 별장인 체커스에서 스타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소형 보트 이주민' 문제에 군대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백악관으로 복귀하기 전 미국의 상황을 언급하며 "수백만 명이 우리나라(미국)로 밀려들어 오는 것을 차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영국의 상황도 매우 비슷하다. 사람들(이민자)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이민 문제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총리에게 이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군대를 투입하든 어떤 수단을 쓰든 상관없다"며 "(불법 이민은) 국가를 내부에서부터 파괴한다. 우리는 실제로 지금 우리나라(미국)에 들어온 많은 사람을 추방하는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기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남쪽 국경에는 군을 배치했고, LA(로스앤젤레스) 등에는 주 방위군을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스타머 총리를 향해 이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정부는 소형보트로 영국 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소형보트로 영국으로 들어온 이민자는 3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지난 7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영국이 불법 이주민을 프랑스로 송환하고, 같은 수의 이주민에게 영국 망명을 허용하는 '원 인, 원 아웃'(One in, one out) 협정을 체결했다. 스타머 총리는 해당 협정에 따라 이날 오전 프랑스로 첫 송환이 이뤄졌다며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묘책은 없다"고 인정했다.
한편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 영국 내 표현의 자유 논란 등 양국 간 민감한 쟁점은 대부분 피했지만,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해선 군대 투입을 제안했다"며 "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끝내고 출국한 직후 팔레스타인을 주권 국가로 공식 인정할 계획이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테러 행위를 보상하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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