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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걸려도 벌금 300만원"…이러니 '20억 로또' 노리고 부정청약

머니투데이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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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걸려도 벌금 300만원"…이러니 '20억 로또' 노리고 부정청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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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청약 관련 처벌 기준/그래픽=이지혜

부정 청약 관련 처벌 기준/그래픽=이지혜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부정 청약 사례가 늘고 있다. 당첨만 되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시세 차익이 가능한 '로또 아파트'지만 적발되더라도 벌금형에 그쳐 현행 처벌 수위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24년 하반기 동안 부양가족 수를 부풀려 청약 가점을 조작한 부정 청약 사례는 180건에 이른다. 주로 위장전입을 통해 본인의 실거주지와 관계없는 가족을 주민등록상 한 가구로 합쳐 청약 점수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수법이었다.

청약 단지는 주로 청담, 잠실, 강남, 마포, 과천 등 상급지 중심으로 고액의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가장 많은 위장전입 사례가 적발된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평균 분양가가 약 48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시세보다 최대 20억원 가까이 저렴했다.

천문학적인 시세차익 대비 처벌 수위는 경미하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부정청약 적발 시 △당첨 및 계약 취소 △10년 간 청약 제한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판례에서는 대부분 벌금 200만~300만원 수준의 약한 처분에 그치고 있다.

위장전입과 관련된 청약 부정행위가 법원에서 인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징역형 없이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가 다수다. 실제 사례를 보면, 지난해 위장전입으로 신혼부부 특별공급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30대 부부는 주택법 위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처럼 당첨 시 수십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 반면 적발되더라도 벌금 수백만원에 불과하다면 일부는 불법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구조다.

청약 제도는 무주택 실수요자 보호라는 정책 목적 하에 설계된 제도다. 하지만 최근의 부정청약 적발 사례는 이러한 제도의 공정성을 위협한다. 청약 시장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허점을 보완하고 형사처벌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부정청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부양가족 수 조작을 통한 가점 부풀리기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위장전입 여부를 보다 실효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확인하는 등 서류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일각에선 부정청약에 대한 형사처벌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벌금 수준이 시세 차익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오히려 범행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현행 주택법상 형사처벌 조항이 있으나 판례 적용이 소극적인데 범죄의 유인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실질적 형벌 적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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