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은 18일 오후 5시 30분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행사인 액터스하우스에 참석했다.
손예진은 개막식 소감에 대해 "어제 아침 7시에 차로 5시간에 걸쳐서 부산에 도착했다. 기자회견 하면서 처음으로 한국 관객 분들에게 영화를 보여드리게 되는 날이었다. 베니스랑은 다른 설렘과 기대를 안고 왔다. 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이 '어쩔수가없다'로 선정된 것도 배우로서 영광이었다. 큰 무대에서, 큰 스크린으로 야외에서 영화를 보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부산의 바람도 좋고, 또 언젠가 올 수도 있겠지만 어제 그 순간은 딱 그 한 순간인 것이지 않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고, 너무나 행복하게 영화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첫 부산국제영화제 기억에 대해 "솔직히 처음은 기억이 안 나고 어떤 드레스였는지만 기억이 난다. 무슨 드레스를 입고 얼마나 다이어트를 하고, 어디까지 파인 드레스를 입는 지가 중요하지 않나. 영화제 전에 혹독하게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모든 여배우들이 똑같다. 그 때 굉장히 풍성한 드레스를 입었다. 당시엔 배우들이 한 명씩 레드카펫을 걸어갔다. 특별히 영화가 있어서는 아니었지만 참석했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액터스 하우스 참여에 대해 손예진은 "이런 기회가 많지는 않다. 배우로서. 제가 어느덧 경험이 쌓이고, 제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니 배우로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액터스 하우스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데뷔 초 작품을 돌아보며, 손예진은 "예전에는 계속 얼굴을 바꾸고 싶고, 목소리도 바꾸고 싶고 그랬다. 결국 그것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인정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그것이 다양한 캐릭터, 장르에 도전하는 것도 그 전과 달라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것 같다. 다르게 보이고, 새롭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관객 분들이 저를 지루하게 느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깔려있는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찍은 과거 영화를 보면서 느낀다. '저 표정은 다신 할 수 없어. 내가 무슨 생각으로 저 표정을 했지? 싶다. 지금은 더 경력도 쌓였고 기술적으로 발전했지만, 그 떄 그 눈물, 저런 웃음을 못할 것 같다는 걸 이제는 아는 것 같다"고 회상했다.
손예진은 "저는 20대 때 빨리 나이가 들고 싶었다. 빨리 성숙한 연기를 하고 싶은 거다. 뭔가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어설픈, 20대의 불안함이 아니라 굉장히 성숙하고 농밀하고 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욕망과 열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약간 애늙은이다운 선택이 아니었나, 그 때 스스로를 자평하자면 그런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한 작품들이 결코 제가 그렇게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데뷔 후 쉼 없이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연기 욕심? 열정 과다? 이런 것이 아닐까. 솔직히 체력은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요즘 더 살고 있다. 정신력이다. 저는 하고 쓰러지는 편이다. 열심히 달리고 쓰러지는 스타일이다. 쓰러지고 벌떡 일어나서 열심히 하고 쓰러지고, 이런다. 저도 왜 그렇게까지 달릴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연기를 하고 싶은 것보다 솔직히 고통스러웠다. 그 연기를 잘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 잘하고 싶은 욕심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쩔수가없다' 현장에 약간 그런 게 있다. 결혼 하고 아이를 낳고 난 뒤에 '내가 또 예전처럼 멋진 작품으로 관객, 시청자 분들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이 있었다. 시대가 많이 변하고 여배우들이 결혼하고 많은 작품을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배우로서 미래를 생각했을 때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게 되더라. 뭔가 불안함이 있었다. 또 멜로를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나를 찾아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런 불안함 속에서도 저의 선배님, 윤여정 선배님이나 김희애 선배님 전도연 선배님, 김혜수 선배님들이 간 발자취를 보면 당연히 나에게도 길이 있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이 때 내가 보여줄 나의 연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때가 돼서 또 나를 찾아주실 때 더 멋지게 성장해서 더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손예진은 "그러면서 '어쩔수가없다'라는 영화를 만나게 됐다. 현장에 갔는데 그 일이 너무 행복한 거다. 그 전엔 고통 속에서 부담감, 책임감, 이 연기를 어떻게 해야하냐는 압박으로 연기했다면 사실 이번 영화는 저에게 조금 부담이 덜 됐다. 박찬욱 감독님과 이병헌 선배님이 계셨기에 저는 꼽사리 껴서 조금씩 얼쩡얼쩡 해도 문제 없었기에 더 현장을 즐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아이 엄마 역할이니까. 내가 경험을 한 것이지 않나.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하고 상상했다면, 굳이 무엇인가 하지 않아도 이미 난 엄마이지 않나. 그래서 그것이 어색하지 않겠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래서 감사하게 즐겼다"며 "'스캔들'이란 드라마를 얼마 전에 끝냈는데, 그걸 찍으면서도 물론 그 순간에는 고통스럽다. 또 즐기면서 조금 재미를 느끼면서 하게되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게 찍었다"고 밝혔다.
손예진은 자신의 실제 성격과 '어쩔수가없다' 속 미리의 캐릭터에 대해 "저는 파워J라서 이렇게 저렇게 다 계획한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연기하는게 힘들고 사는게 힘들다. 꼭 마지막엔 최악의 순간을 생각한다. 이것만 아니면 성공이다 할 정도의 약간의 비관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자기에게 닥친 비극을 잘 소화한다. 한편으로는 타격감이 없는 사람인거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해서 생일파티를 이렇게 해줘야지? 하는데 그 사람이 알아버리면 '이게 아닌데!" 하는 스타일이다. 미리는 '그럼 다른 방식으로?'하는 거다. 그 타격감 없는 미리의 모습이 되게 대리만족이 됐다. '자기가 짤렸으니까 취직을 시도해보자. 안 되면 나도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할게. 우리가 1번부터 끊어야 할 것은~' 하면서 솔루션을 마련한다. 그것이 울상을 하면서 하진 않고 긍정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다양한 히트작들을 보유한 손예진은 자신의 작품 성적에 대해 "우리는 어쨌든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흥행 신경쓰지 않아요, 시청률은 모르겠어요 할 수가 없다. 감독님들은 우리보다 결과에 대한 압박이 더 심하실 것이다. 저도 어릴 때부터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는 오래 일을 하고 싶은데 만약에 망했어요. 두 번째도 망했어요. 그러면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겠나. 그런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있었다. 만약에 조금 잘됐으면 그 다음에 조금 더 잘되고 싶은 욕심, 그 기대치에 더 부응하고 싶은 욕심이 많다. 한 작품 했는데 개봉할 때 더 힘들고, 드라마 시청률 나오면 희비가 엇갈리고, 그런 것들 속에서 항상 보내왔다. 그럼에도 우리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면 제가 이 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 인기만 생각하고 작품을 선택할 순 없다. 가장 첫 번째는 재밌는 작품인가, 새로운 캐릭터인가, 잘할 수 있을까. 그것에 끌리는 역할을 결국 하게 된다. 그 속에서 잘 되는 영화가 있다. 비교적 타율이 좋았던 것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당연히 저도 시청률 낮은 드라마, 스코어 낮은 영화도 있다. 그 속에서 그것에 좌절하기만 하지 않고 그것에 행복해 하지도 않고, 계속 안나오는 걸 가슴 아프지만 다음에 시청자 분들의 사랑을 받는 역할을 해야겠구나 생각하고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 그 속에서 운 좋게도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거저 얻어진 것은 없다. 닭가슴살 지겹게 먹고, 등 운동 하고, 얼굴도 '지못미'로 힘들게 운동하며, '네가 이렇게 운동하는 걸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데'라고 주변 사람들이 불쌍하게 바라본다. 저희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레드카펫을 밟고 관객들을 만나고 항상 예쁘게 옷을 입고 하지만 그 순간을 위해서 사실 나머지 시간은 조금 인내를 감내하는 시간이 참 많이 필요하다. 우리 일 뿐 아니라 모두 해당하는 것 같다. 되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우리 삶이라는게 현실이지 않나. 항상 열심히 해도 될까말까한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제 20대 청춘은 사실 작품으로밖에 남아있지 않다. 내 개인적인 인생을 한 번도 즐기지 못하고 살았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그는 "다행히도 그 순간이 박제되어 있는 것은 감사하다.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여러분과 이렇게 액터스하우스라는 곳에서 저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러분이 무슨 일을 하시든 정말 죽어라고 한 번 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그러면 결국에는 빛이 나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또한 손예진은 객석에서 '사랑의 불시착' 찍으며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 대해 질문을 받고 "행복한 순간 너무 많았죠. 왜일까요? 매일매일이겠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기 낳고 기억력이 많이 감퇴돼서 모든 순간이 기억나진 않지만 갑자기 스위스가 생각이 난다. 스위스가 초반에 나오는데 엔딩까지 찍어야 했던 상황이다. 드라마는 끝까지 나오지 않고 시작하지 않나. 그래서 마지막에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리정혁(현빈)을 오랜만에 만나서 안는 장면이 문득 생각이 났다. 그게 촬영 초반에 엔딩을 찍어야 했었는데 그 풍경도 잊을 수가 없고, 그 때 리정혁도 잊을 수가 없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또한 "그 때 스위스에서 모든 촬영이 매일 촬영이라 너무 힘들었는데, 고생한 만큼 기억이 남지 않나. 고생한 만큼 다 추억이지 않나. 스케줄 상으로는 너무 힘들어서 스위스를 즐길 수가 없었지만 지금 그 장면이 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손예진은 "의외일 수도 있는데 우리가 일 얘기를 잘 안 한다. 어디갔다왔는지도 묻지 않는다. 표정으로 안다. 유일하게 이 영화(어쩔수가없다) 시나리오를 보여준 적이 있다. 한 번도 시나리오를 보여주지 않는데, '어쩔수가없다'는 감독님이 '도끼'라는 제목일 때 보여주셨을 때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특히 신랑(현빈)은 일 얘기를 하지 않고, 저는 가끔 '대본을 맞춰달라'고 한다. 이상하게 맞춰주면 저한테 '제대로 해'라고 욕을 먹는다. 서로 일적인 얘기는 많이 안하게 되는 것 같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같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끝으로 손예진은 "저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시는 팬 분들이 많다. 저 역시도 여러분의 삶에 작은 행복을 많이 찾아서 여러분의 일상이 평안해지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저도 기도하겠다"고 애정어린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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