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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울 위에 광고 예산을 올리다', 박성혁 임팩트에이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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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울 위에 광고 예산을 올리다', 박성혁 임팩트에이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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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된 예산을 구글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수 채널에 어떻게 나눠 집행할 것인가. 마케팅 담당자는 늘 같은 고민에 시달린다.

직감의 한계, 데이터로 답하다

경험과 직감에 의존하던 이 오랜 딜레마에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답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마케터의 난감한 고민이 예산 배분 문제죠. '구글에 얼마, 페이스북에 얼마를 써야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거든요."

박성혁 대표(42)가 꼽는 마케팅업계의 고질적 문제다. '레코벨'을 창업한 이후, 코스닥 상장사 매각과 두나무앤파트너스 투자심사역을 거쳤던 그다. 2019년 KAIST 경영대학 조교수로 임용된 박성혁 대표는 AI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창업에 다시 나섰다.

산학협력을 통해 실제 산업 데이터를 확보한 점이 핵심이다.

"산업에서 가진 문제와 학습 데이터를 제공 받아 기술 고도화와 검증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어요. 연구실 기술을 산업 데이터에 적용해 현실적 요건을 고려한 모델을 만들었죠."


다만 현실적 제약도 있었다. "마케팅 예산 집행은 각 플랫폼 정책을 따라야 해서, 특정 매체의 최소 예산값과 같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박성혁 대표는 기술 확장 가능성을 금융 분야로 입증했다. 그는 "예산 최적화 방식이 포트폴리오 배분 이론과 유사해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었죠."

한 증권사와 협업한 자산배분 AI 솔루션은 2025년 상반기 수익률 기준 전체 상품 중 최상위 성과를 기록하면서 방법론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여러 산업 진출 시도는 선택과 집중으로 귀결된다. 그는 "음원 산업 등에서 PoC 프로젝트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구성원 특성과 산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광고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고, 실제로 유튜브 광고를 어느 영상에 더 집중해서 노출 시켜야 하는지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 진출과 경쟁의 현실

임팩트에이아이는 미국 UTA, 구글 등과 접점을 만들며 북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타깃은 대형 기업 뿐만 아니라 인하우스 마케터가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다. "인플루언서 등 1인 마케팅 채널 발굴을 위해 UTA와 접점을 만들었고, 구글과는 다매체 디지털 마케팅 성과 개선을 위하여 전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모델을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진입 전략의 핵심은 비용 경쟁력이다. "저희 솔루션은 북미 SaaS 대비 비용이 저렴하고 UI/UX가 심플합니다. 사용성은 쉽고 비용은 저렴하게 해서 상대적 우위를 가져가는 것이 초기 진입 전략이죠."

하지만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시장은 HubSpot, Salesforce, Adobe 같은 기업들이 점령하고 있다. 더욱이 생성형 AI 시대에 구글, 메타 같은 대형 플랫폼들도 자체 최적화 도구를 강화하고 있다.


박성혁 대표는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기술은 좋지만 사용성이 복잡하다"며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UX가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기업 대부분이 프로그래밍 라이브러리 형태로 분석툴을 제공해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다.

설명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AI 기반의 자동 레포트 생성 및 챗봇 서비스를 통해서 사용자가 궁금해 하는 답변을 정확하게 해주려고 한다. 가령, 유튜브 영상 중에서 광고주와 가장 어울리는 영상들을 직접 선정하고,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근거를 요약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혁 대표가 그리는 미래는 매체 기획부터 소재 생성, 자동 리포팅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된 디지털 마케팅이다. "기존 매체 내 최적화 조정과 소재 추가까지는 기계가 해결할 수 있지만, 인간은 새로운 매체나 광고 상품 발굴 등 데이터가 없는 영역에서 탐색과 가치 창조를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혁 대표는 향후 성장 지표로 "실제 솔루션 연동 광고 취급고와 연간 계약 유지율"를 제시했다.

"지속적으로 저희 솔루션을 쓰면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바가 될 테니까요."

그가 경계하는 것은 '성장 착시'다.
"단기 계약만 유지하는 빅브랜드 늘리기를 피하고 싶습니다. 레퍼런스용 빅브랜드를 태핑하는 것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 가치를 장기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죠."

현실적이면서도, 솔직한 접근이다. 실제로 많은 B2B 솔루션 스타트업이 초기 레퍼런스 확보에 급급해 수익성을 도외시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술은 있는데 어느 산업에 집중할지가 가장 고민이다"는 박성혁 대표의 고백은 많은 기술 창업자들의 공통된 딜레마를 보여준다. 여러 산업에서 PoC 성과가 나온다고 해서 모든 영역에서 사업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 13명, 미국 2명 규모의 임팩트에이아이는 카이스트 교원창업 사례 중 하나다. 학술 성과를 상업적인 성공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도전이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고객 가치 창출과 시장 적응력이 임팩트에이아이의 진짜 시험대이다.

문지형 스타트업 기자단 1기 기자 jack@rsqu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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