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20일부터 '일본 불화 판화' 특별전
대형 판화·판목 등 70여 점 소개…"불교문화를 그림으로 쉽게"
대형 판화·판목 등 70여 점 소개…"불교문화를 그림으로 쉽게"
아미타삼존불 판화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왕이 보냈다고 전하는 일본 젠코지(善光寺) 불상의 모습을 담은 옛 판화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강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이달 20일 개막하는 특별전 '불교 목판화의 꽃'에서 젠코지의 일광삼존아미타여래 삼존불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일본 판화와 판목(版木)을 선보인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연 간담회에서 "한국의 불교 미술이 일본에 전해져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아미타삼존불 판화 |
이 불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비불'(秘佛)로 잘 알려져 있다.
비불은 비밀스럽게 모신 불상으로, 직접 눈으로 보며 참배하는 게 불가능하다. 젠코지 측은 가마쿠라 시대(1185∼1333) 때 원래 불상을 본떠 만든 불상을 7년에 한 번 공개하고 있다.
지장보살 지옥 만다라 |
함께 공개되는 판목의 경우 가로 16㎝, 세로 39㎝ 크기로 작은 편이다. 당시 제작된 여러 판목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한 관장은 "비불인 젠코지 불상은 불화로 만들어져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며, 판화로도 만들어 많은 이들이 소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오백나한도 판화 |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기획한 전시는 여러 국가 가운데 불화를 바탕으로 한 판화가 가장 발전한 일본 판화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부처의 일생을 다룬 불화 판화, 우주 법계(法界)의 덕을 나타낸 불화인 만다라, 판목 등 그동안 수집해 온 일본 판화 유물 5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젠코지 불상을 표현한 판화 외에 주목할 만한 유물도 여럿이다.
염불행자도 |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가장 고통이 심한 지옥도, 굶주림의 고통이 심한 아귀도, 노여움이 가득한 아수라도 등 육도를 화려한 색채로 표현했다.
한 관장은 "염라대왕이 아니라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한 지옥 만다라, 혹은 윤회도"라며 "판화를 찍은 뒤 색을 칠하는 형태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한다"고 말했다.
불교 경전을 담은 목판화 |
전시에서는 교토의 사찰 지온인(知恩院)이 소장한 고려시대 불화 '오백나한도'(五百羅漢圖)를 모본으로 삼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판화 등도 볼 수 있다.
한 관장은 "동아시아 사상과 문화의 큰 축인 불교를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는 판화를 통해 동양 문화의 시대에 한 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한선학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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