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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신탁선언, 상속분쟁·세금부담 해법…제도 개선 필요"

이데일리 성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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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신탁선언, 상속분쟁·세금부담 해법…제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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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자기신탁선언 활성화 위한 대국민포럼
자기신탁선언, '절차 간소화·비용 절감' 장점
"공정증서·해지권 제한 등 남용 방지 장치 마련"
"승계수탁자 지정·세제 인센티브 필요" 제안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고령화 사회의 상속 분쟁과 세금 부담을 완화할 대안으로 ‘자기신탁선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자기신탁선언연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신탁변호사회가 18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대국민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4명의 변호사들은 자기신탁선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18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자기신탁선언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포럼’ 모습. 왼쪽부터 안경재 대한자기신탁선언연구회장(공증인), 김기영 대한변호사협회 제2기획이사, 오영표 변호사(신영증권 전무), 조웅규 변호사, 조용주 변호사, 강진수 변호사. (사진=성주원 기자)

18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자기신탁선언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포럼’ 모습. 왼쪽부터 안경재 대한자기신탁선언연구회장(공증인), 김기영 대한변호사협회 제2기획이사, 오영표 변호사(신영증권 전무), 조웅규 변호사, 조용주 변호사, 강진수 변호사. (사진=성주원 기자)


자기신탁선언은 위탁자가 신탁의 목적, 신탁재산, 수익자 등을 특정하고 자신을 수탁자로 정하는 선언에 의해 설정된 신탁이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안경재(사법연수원 29기) 대한자기신탁선언연구회장(공증인)은 “자산을 승계하는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계약이 흔히 이용됩니다만 신탁은 가장 창의적인 도구라고 한다”며 “자기신탁선언은 신탁의 일종으로 자기가 자기에게 신탁함으로써 그 비용도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자기신탁선언은 자산 승계 영역의 또 다른 축이 되어 새로운 문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중의 이해도는 아직까지 매우 낮고 관련 법규와 절차는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유언대용신탁 잔액 급증…파타고니아 사례 주목

법무법인 바른 상속신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웅규(41기) 변호사는 이날 자기신탁선언을 통한 신탁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지난 7월말 기준 3조 8150억원으로 2020년 말(약 8800억원)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조웅규 변호사는 “신탁선언에 의한 유언대용신탁은 위탁자의 생전에는 위탁자이면서 수탁자인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분별, 관리하다가 그가 사망함으로서 이를 승계한 수탁자가 유언대용신탁에 기재된 구체적인 수익급부를 집행하게 되므로 (대체로) 승계수탁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이본 쉬나드 파타고니아 회장이 4조1800억원 상당의 파타고니아 지분 98%를 비영리단체에 기부하고 2%(의결권)를 신탁에 넘겨 상속세를 1조3300억원에서 232억원으로 절세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탁선언에 의한 신탁은 남용 방지를 위해 여러 제한사항을 두고 있다. 수익자가 존재하지 않는 목적신탁의 경우 공익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사익목적신탁’은 신탁선언 방법으로 설정할 수 없고, 집행면탈이나 부정한 목적의 신탁은 이해관계인이 법원에 신탁의 종료를 청구할 수 있다. 또한 반드시 공정증서를 작성해야 하며, 신탁계약과 달리 신탁선언에 의한 신탁은 해지권을 유보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중과세 문제 지적…상속세 납부재원 마련 구조 제안

자기신탁선언을 통한 상속세 절감 방안 발표에 나선 조용주(26기) 법무법인 안다 대표변호사는 신탁과 관련한 과세 체계와 관련해 “신탁 설정 시점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위탁자 사망 시 재산가액을 기준으로 상속세가 부과된다”며 “2021년 1월 1일 이후 상속 개시 시 유언대용신탁이 유증과 유사한 성격으로 간주돼 상속세 과세가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조용주 변호사는 현행 제도와 관련해 신탁 재산 소득에 수익자 소득세를 부과한 후 실제 지급 시 증여세를 부과하는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선 방향으로는 증여 시기를 ‘신탁계약 효력 발생일’로 앞당기거나 소득세 상당액 공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상속세 납부재원 마련을 위한 신탁 활용 방안도 소개했다.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위주 자산 보유 시 상속세 재원 확보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금화 신탁, 분할 지급 신탁, 보험금 연계 신탁 등의 구조가 제안됐다.

“자기신탁, 가성비 있는 상속설계도구”

대한변호사협회 신탁변호사회장을 맡고 있는 오영표(33기) 변호사(신영증권(001720) 헤리티지솔루션본부 전무)는 ‘한국형 자기신탁선언 표준 모델 정립’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자기신탁은 누구나 활용 가능하되, 가성비 있는 상속설계도구”라며 “이를 통해 국민에게 상속설계 및 집행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법률도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자기신탁 설정 시 승계수탁자를 지정하면 훨씬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위탁자가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해서 수탁자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승계수탁자가 지정되어 있지 않으면 법원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승계수탁자를 ‘위탁자 겸 원수탁자에게 질병,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하거나 부재하게 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해 원수탁자의 수탁자 역할 수행이 곤란하게 돼 수탁자 역할을 인계받을 신수탁자’로 정의하고 구체적인 지정 조항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자기신탁선언 활성화 방안으로 △수익자가 수탁자가 되는 것을 허용하고 △상속설계 목적의 자기신탁에서는 해지권 유보 금지의 예외를 인정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부동산등기법상 일반인의 신탁원부 열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해 상속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안경재 대한자기신탁선언연구회장은 “오늘의 논의가 우리 사회의 상속 문화를 한단계 성숙시키는 의미있는 발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포럼에서 제안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교육에도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