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방산 핵심 부품 국산화’ 세미나 개최
전투기 LRU 장납기 품목 비율 0% → 21%
美 등 핵심 부품 수출 장벽 높여
전투기 핵심부품 해외 의존도 높은 韓에 타격
전투기 LRU 장납기 품목 비율 0% → 21%
美 등 핵심 부품 수출 장벽 높여
전투기 핵심부품 해외 의존도 높은 韓에 타격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방산수출 활성화와 핵심 장비·부품 국산화 제고 방안 세미나’가 진행됐다. 한영대 기자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우리나라가 주요 국가들의 수출 규제로 전투기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불안정성이 높아져 부품 국산화의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전투기 핵심인 항공엔진 국산화를 이루긴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원팀(One Team)’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상준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미래전략실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산수출 활성화와 핵심 장비·부품 국산화 제고 방안 세미나’에서 “전투기 부품인 전자장비박스(LRU)의 24개월 초과 장납기 비율이 2018년 0%였는데 코로나 이후 2% 증가하더니, 최근 21%까지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급망 불안정성 확대로 원부자재 조달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원부자재 가격은 코로나 이전 대비 1.4배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전투기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이유로 주요 국가들의 수출 규제를 꼽았다. 글로벌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요 국가들은 민감한 군사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항공엔진을 비롯한 핵심 부품의 수출 장벽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미사일 기술 통체체제(MTCR)에 근거해 엔진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투기 국산화율은 65%지만,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는 높다고 신상준 실장은 지적했다. 신상준 실장은 “그동안 전투기 관련 1800여개 기술을 해외로부터 받았는데,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율을 끌어올렸다”며 “하지만 핵심 기술 143종 중에서 113종(79%)이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엔진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전투기 핵심 기술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정부와 손 잡고 항공엔진 등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차세대 전투기의 항공엔진 개발에 3조3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개발 기간은 약 14년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첨단 항공엔진을 국가 전략 기술로 지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직원들이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정부와 손잡고 항공엔진 국산화에 나선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두산에너빌리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700대 이상의 엔진을 MRO(유지·보수·정비)하는 등 항공엔진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에서 5번째로 발전용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항공엔진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항공엔진과 유사한 기술 기반과 작동 원리를 지녔다.
항공엔진 국산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했다.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무는 “항공엔진 기술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정부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2027년 차세대 전투기 국산엔진 개발 착수를 위해 올해 3분기부터 사업타당성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준 실장은 “개발원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의 개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연구개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부품을 국산화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국산화율 증대에만 집착할 시 오히려 완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산화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핵심 기술 국산화는 추진하되 저부가가치 제품은 단순 구매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